탄자니아에서의 평범한 하루 일상!
어디에서 살든 하루의 시작은 늘 비슷하다. 핸드폰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아직 덜 깬 몸을 일으켜 세우며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훑는다. 다만 그 당시 내 하루가 한국이 아닌, 탄자니아에서 시작된다는 점만이 조금 다를 뿐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고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이곳의 풍경도 어느새 '일상'이 되었다. 그 일상은 특별한 사건이 없이 평범한 하루들의 모임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나에게 더 선명한 기억으로 남는다.
탄자니아 사람들은 이른 아침부터 일상을 준비한다. 그렇다 보니 내 출근길은 늘 왁자지껄 소리와 함께한다. 길가에서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들의 인사, 서로의 안부를 묻는 짧은 대화, 멀리서 들려오는 오토바이 소리까지. 정신은 없지만 힐링이 되는 역설적인 아침을 맞이했었다.
보통 사무장님 차를 타고 같이 출근을 했지만, 사무장님이 출장이나 휴가 등 자리에 계시지 않을 때는 현지 버스로 출근을 했다.
건방지게 들릴 지 모르겠지만 버스를 이용하는 그 순간 만큼은 그들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간다는 느낌에 참 좋았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주민들과 카사바와 빵을 먹으면서 인사를 나누고, 버스 창 밖으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무리를 지어 걷는 모습, 머리 위에 커다란 짐을 올린 채 능숙하게 걸어가는 사람들 등 주민들의 일상에 나도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았다.
점심시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현지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해서 오늘 먹을 메뉴를 주문하고 온다. 메뉴는 늘 밥과 고기, 콩과 채소 반찬들인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든든하게 하루를 버틸 힘을 주는 음식들이다. 종종 퇴근하는 길에 집 주변에 있는 현지식 식당에서 포장해 가지고 집에서도 먹었을 만큼 처음부터 내 입맛에 잘 맞았다. 종종 지겨워지면 밥 대신 우갈리로 바꿔서 먹었는데, 내가 전생에 탄자니아 사람이었나 싶을 정도로 아주 잘 먹었다.
그리고 식탁을 사이에 두고 나누는 사소한 이야기가 좋았다. 음식과 함께 적시는 사소한 이야기로 웃다 보면, 이곳이 더 이상 '외국'처럼 느껴지지 않았는데, 나에게 당시 점심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서로의 하루를 조금씩 나누고 알아가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퇴근길에 타는 현지 버스는 하루 중 가장 생생한 공간이었다. 버스가 작아서 좌석은 늘 빽빽했기에, 모르는 사람들과 어깨를 맞대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그덕에 짧은 시간동안 마음만 먹으면 주민들과 많은 접촉을 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일한 피곤함을 안은 사람, 누군가와 통화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사람,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하루를 정리하는 사람, 때로는 내가 신기한 듯 옆자리로 와서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디에서 왔는지, 왜 탄자니아에 왔는지 묻는 질문에 간단히 대답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다시 보지 못할지도 모르는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했다. 특별한 친분은 없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같은 하루를 살아낸 동료 같았다.
탄자니아에서의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이런 평범한 순간들로 기억된다. 출근길의 소리, 점심시간의 식탁, 퇴근길 버스 안의 사람들.
낯선 나라에서도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고, 그 속에서 나 역시 그곳의 일상이 되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