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세 번째 여행!_아루샤&모시 1탄!
이번 여행은 흔히 떠올리는 '쉼을 위한 여행'과는 조금 다른, 하나의 목적을 더 추가해서 시작했다.
바로 탄자니아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들을 직접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다.
여성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한 기업, 장애인의 고용과 사회 참여를 고민하는 기업 그리고 여성 청소년의 위생과 인식 개선을 위한 기업까지.
나는 이 여행을 통해 내가 얼마나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그 세상에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있는지 깨달았고, 그 깨달음은 감동을 넘어, 나 스스로에게 작은 챌린지를 남겼었다.
다르에스살람에서 아루샤까지 버스로 10시간 넘게 걸렸다. 길고 지루한 이동 끝에 창밖으로 킬리만자로가 모습을 드러냈다. 구름에 가려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데, 그날은 유난히 선명했다. '이런 날은 흔치 않다.'는 옆 좌석 아저씨 말에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여행의 시작부터 운이 따라주는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모든 일정이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여성 소득 증대를 목표로 한 땅콩버터 제조 기업이었다. 이곳은 지역 사회에서 직접 땅콩을 재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그곳에서 생산된 땅콩을 공정한 가격으로 구매한 후, 땅콩버터크림을 생산한다.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 대부분은 미혼모 등 사회적 약자들이었고, 이 일은 그들에게 단순한 일자리를 넘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었다. 인근 지역으로 제품을 직접 배달하는 배달 기사 역시 장애인으로 고용해, 소외된 이웃이 사회 안에서 역할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인상 깊었던 건 사장님의 철학이었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이름에 기대어 동정심으로 소비되길 원하지 않고, 맛과 품질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말.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선한 소비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았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농인의 사회 참여를 위한 유리공예 공장이자 기념품 가게였다. 탄자니아에서 이미 잘 알려진 사회적 기업으로, 아루샤에 본점을 두고 잔지바르에도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농인을 채용해 유리공예를 가르치고, 재활용이 어려운 음료수 유리병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곳이었다.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 시도로 제조 현장을 투어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 방식이 처음엔 다소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더 많은 농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선택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서는 고개가 끄덕여졌다. 유럽 국가 내 NGO에서 시작된 기업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곳에서 사업을 하는 이 분들에게 마음 한편에서 '멋있다'와 '부럽다'라는 감정이 동시에 피어올랐다. 그리고 아주 솔직하게, '나도 이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여성 청소년 위생 인식 개선을 목표로 한 작은 기념품 가게이자 NGO 사무실이었다. 이곳의 수익은 탄자니아 학교 내 여성 청소년과 교사, 부모를 대상으로 한 위생 교육과 위생용품 지원에 사용된다. 아루샤와 모시 지역뿐 아니라 다르에스살람 같은 대도시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호주에서 온 두 명의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는 이곳은 규모만 보면 앞선 두 곳보다 작아 보였지만, 그들이 다루고 있는 문제와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았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필요한 곳으로 손을 뻗고 있었다.
현지에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이 여행은 생각보다 나의 시야를 크게 넓혀 주었다. 책이나 보고서로 알던 국제개발과는 전혀 다른 온도였다.
그날 이후로 마음속에 남은 감정은 단순한 감동이 아니라, 그 세계 어딘가에 나도 함께 끼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아루샤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나를 한 걸음 더 밖으로 내딛게 만드는 시작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