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라는 어중간한 시간에 일어나 멀뚱히 있는데
창가에서 공주(내 고양이)가 자꾸 울음소리를 냈다.
공주는 종종 창밖을 보며 그랬기에, 별일 아닌가 싶다가
대체 뭘 보고 저렇게 우나 싶어 오늘은 창가로 가보았다.
당연히 밖에 새가 있을 줄 알았는데,
건물 앞 도로에 세워진 차 위에 노란 고양이가 있었다.
치즈 고양이가 보통 수컷인 점과, 그 녀석의 머리가 큰 것을 보아 남자애가 확실했다.
공주가 그 고양이를 보며 울더니 나를 보고 내 몸에 부비고, 또 그 고양이를 보고 울기를 반복했다.
공주의 울음소리나 내게 하는 것을 보면 노란 고양이를 경계한다기보다는, 그에게 관심이 있어 보였다.
결국 치즈는 가만히 앉아있다 자리를 떠났다. 공주는 그의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았고, 그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한참 동안 창가에 앉아 있었다.
애타게 울던 공주와 그런 공주를 묵묵히 지켜보던 노란 고양이의 모습이 자꾸 생각난다.
애기인 줄만 알았던 우리 고양이가 썸을 탄다.
그리고 한참 어른인 나는 썸 근처에도 못 가고 있다.
알 수 없는 세상의 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