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해?

Overflow Hole을 잘 활용하자.

by 최용

이번 주에 내가 딸에게 건넨 질문은 스트레스에 관한 것이었다.

요즘 어떤 스트레스 요인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현시점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기쁘고 행복한지, 또 어떤 순간에 스트레스가 커지는지를 물었다.


한희는 최근 축구 동아리 매니저 활동이 가장 재미있다고 했다. 에너지 넘치고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 속에 함께 있다 보면 자신도 덩달아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반대로, 가장 큰 스트레스는 혼자 보내는 적적한 시간이라고 했다. 혼자 있으면 생각이 많아지고, 요즘 잠도 잘 오지 않아 그 시간이 특히 힘들다고 했다.


내가 보기에는 ‘선수 모드’에서 ‘연구자 모드’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겪는 적응 스트레스인 것이 아닌가 싶다. 활동적인 삶에서 정적인 삶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의 흔한 반응이고, 한희는 축구 동아리 활동과 다양한 움직임 활동을 통해 그 스트레스를 나름 균형 있게 풀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은 누구나 스트레스 상황을 마주한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취약성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스트레스 자체를 완전히 피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젊은 세대는 스트레스 없는 세상을 꿈꿀지 몰라도, 살다 보면 알게 된다. 스트레스 없는 세상은 없다.


그래서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관리하는 가다.


내가 코칭에서 자주 쓰는 이미지가 바로 이 세면대 사진이다.

스트레스 관리_overflow hole 부재.png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스트레서(stressor), 즉 스트레스 상황이다. 이 상황은 우리가 제어할 수 없다. 물이 조금씩 나오면 좋겠지만, 삶이라는 수도꼭지는 종종 우리가 원치 않는 시점에 무리하게 틀어진다. 이때 세면대에서 넘쳐흐르는 물이 바로 스트레스 반응, 즉 우리가 버티지 못하는 상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세면대의 크기, 즉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스트레스 내성)을 키우는 방법이 하나 있다. 그리고, overflow hole, 즉 스트레스를 빠져나가게 해주는 구멍을 여러 개 만드는 방법도 있다.


스트레스 관리_overflow hole 존재.png


세면대의 크기,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은 경험으로 강화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타고나기도 해서 단기간에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 그래서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전략은 overflow hole을 다양하게 준비해 두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도 넘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말이다.


이 구멍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으로 가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명상, 샤워, 운동 같은 자기 진정 기술로, 어떤 사람은 친구들과의 수다로, 또는 특정 공간이나 취미 활동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여러 개 만들고, 자주 활용하는 것이다.


긍정심리학자인 바바라 프레드릭슨은 ‘긍정성 비율(positivity ratio) 연구'에서 긍정감정 대 부정감정의 비율이 약 3 대 1 정도일 때 개인의 정서적, 심리적 번영이 가장 높다고 제안했다. 나는 이 개념을 스트레스 상황에도 적용해 보라고 권한다.


물이 넘치는 스트레스 상황을 경험하게 되면 물을 빼기 위해 구멍 3개를 찾아보는 것이다. 자주 가는 카페에 가거나, 산책을 하거나, 어떤 것이든 좋다. 작지만 즉각적인 회복 장치들이면 된다.


여기서 핵심은, 이 구멍들이 작아도 괜찮다는 점이다.
우리 멘탈을 지탱하는 힘은 ‘강도’보다 ‘빈도’에서 온다. 작은 회복 행동을 자주 반복하는 것이 더 강력한 효과를 낸다.


그런 점에서 한희는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고 있다.

산책, 홈트, 그림 그리기, 마트 가기, 친구들과의 수다 등 다양한 overflow hole을 이미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딸이 스트레스를 억지로 이겨내려고 애쓰기보다는, 스트레스 상황을 인식하고, 그 후에 회복할 수 있는 장치를 여러 개 만들어두고 그것들을 일상의 루틴처럼 활용하기를 바란다.




이번 주 아빠의 질문~~

한희가 즐거운 감정이 드는 장소, 시간, 장면은 어떤 것인지가 궁금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할 때 기쁘고 행복한지?

그리고 반대로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상황은 어떤 때인지도 궁금하고.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한희만의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궁금하고.




우선 요즘 즐거운 감정이 드는 시간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축구 동아리 시간이었어요!

올해 초부터, 그러니까 대학교 마지막 학기 때부터 시작한 동아리 활동인데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했지만 동아리 부원들과 함께하는 매니저들이 계속 같이 하자고 해서 대학원생 신분임에도 동아리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동아리에서 저는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어요. 동아리 활동(친선경기, 시합 등)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촬영, 기록 등을 하고 있어요. 오늘도 전국 대회가 있어서 다녀오는 길이에요.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오며 가며 매니저 역할을 하고 열심히 응원하면서 뿌듯함과 즐거움을 느껴요. 축구 경기를 보고 있으면 지금까지 해온 골프와 다르게 에너지 넘치고 활활 타오르는 분위기가 보고 있으면 저까지 활기차지는 느낌이어서 참 재밌더라고요.

하루 종일 랩실에 앉아서 과제하고 공부하다가 저녁에 동아리 시간이 되면 표정부터 달라져요. 매니저들이랑 같이 수다 떠는 것도 재밌고 제가 잘 찍은 경기 영상이 인스타 피드로 올라가는 날은 정말 행복해요ㅎㅎ

반대로 최근 가장 스트레스받는 상황은 오히려 할 거 없이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할 일이 없는데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할 때는 시간도 안 가고 생각만 많아져서 힘들더라고요. 특히나 요즘은 잠을 잘 못 자고 있어서 하루 종일 적적하다가 밤에 자려고 누우면 잠드는 데까지 몇 시간이 걸릴 때도 있어요. 이유는 생각이 너무 많아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잠들기 직전까지 많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지쳐서 잠들게요! 저녁 먹은 후에는 산책도 한참 하고, 운동량이 적었던 날에는 홈트도 해주고, 잘 시간에는 핸드폰도 무음으로 해두고 최대한 잠에 집중하려 하고 있어요.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으로 받는 스트레스를 해결해 보려 집에서 하는 취미생활(그림 그리기)도 시작하고, 그럼에도 적적할 땐 마트를 가요. 그럼 기분도 좋아지고 시간도 빨리 가고 스트레스가 풀리더라고요ㅎㅎ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떨거나 전화를 한참 하면서 수다를 떨어요. 그럼 머릿속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많이 풀려요.

다행히 저는 제가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가 풀리는 지를 알고 있어서 우울함으로까지 감정이 깊어지진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잘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