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행동 vs 충분행동
오늘은 조금 재밌는 질문을 준비해 봤어요!!
아빠는 고백 타이밍과 사과 타이밍 중 어떤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제가 즐겨보는 유튜브에서 나온 질문인데 저는 고르기 힘들더라고요. 어떤 부분에서는 사과를 하는 타이밍이 더 중요한 것 같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사랑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고백 타이밍이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인생 선배인 아빠의 선택과 의견은 어떨지 궁금해서 여쭤봅니당. 꼭 남녀사이의 고백과 사과의 타이밍이 아닌 인간관계에서의 고백과 사과의 타이밍도 고려해서 답변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용.
아주 어려운 질문이구만.
질문의 핵심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느냐”가 아니라, 고백과 사과 중 어떤 행동이 타이밍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느냐는 거지?
둘 다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지만,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아빠는 사과의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그 이유는, 사과는 관계에서 꼭 필요한 필수행동, 고백은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충분행동이라고 보기 때문이야.
필수행동에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고, 그 타이밍을 놓쳤을 때 생기는 손실이 꽤 커. 반면 고백은, 타이밍을 놓쳐서 소중한 인연을 이어가지 못할 수는 있어도 관계가 무너지는 식의 직접적인 손해가 생기지는 않을 거라고 봐.
교환이론 관점에서 보면 더 분명해져.
사과 타이밍을 놓쳤을 때 발생하는 손실(신뢰 훼손, 관계 회복 실패 등)은 고백 타이밍을 놓쳤을 때 얻지 못하는 이득(원하던 관계 형성 등) 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어. 사람은 원래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한 존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고백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행동이지만 사과는 이미 발생한 비용을 회복시키기 위한 행동이니까.
게임이론으로 봐도 비슷해.
고백은 서로에게 이득이 생길 가능성이 열려 있는 긍정-긍정 게임이야. 타이밍을 잘 맞추면 좋고, 못 맞추면 아쉽기는 하겠지만 관계 전체가 무너지는 ‘큰 손해’가 생기지는 않을 거야. (아닌가 이것도 타이밍 못 맞추면 어색해지고 사이가 틀어질 수도 있으려나?)
반면, 사과는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의 전략적인 행동에 가까워. 서로의 신뢰가 흔들린 상태에서 제때 사과하지 못하면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거든. 타이밍 맞춰서 사과를 잘하면 손상된 신뢰가 다시 회복될 수도 있지만, 그 타이밍을 한 번 놓치면 회복의 기회 자체가 사라질 거야.
그래서 그런 것 같아.
고백 타이밍을 놓치면 “아쉽다”라는 감정이 남고, 사과 타이밍을 놓치면 관계의 기반이 흔들리는 손실이 남을 것 같아.
그리고 현실적으로 말하면, 사과의 타이밍은 한 번 놓치면 다시 잡기 어렵지만 고백의 타이밍을 놓쳐도.. 음.. 세상에 좋은 사람이 참 많거든. 더 좋은 인연이 또 나타날 수도 있다고 봐 ^^
재밌게 물은 질문에 대답이 너무 무거운 건 아닌지 모르겠다.
정리하면, 인간관계에서 진짜 무게를 좌우하는 건 ‘고백의 타이밍’보다 ‘사과의 타이밍’ 같아~
타이밍 놓치지 말고 사과도 잘하고 고백도 잘해서 친구를 잃지도 말고, 좋은 친구를 얻기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