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이 가장 어려운 고객,
하지만 가장 보람 있는 과정

동기가 유발되도록 돕는 일

by 최용

제가 이번 학기에 ‘스포츠심리상담론’이라는 강의를 들으면서 상담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더 섬세한 부분들도 많고 어렵더라고요. 그러한 내용들을 배우면서 실제로 상담을 하고 계신 아빠한테 여쭤보고 싶은 게 생겼어요.

상담을 진행하면서 어떤 상황 혹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이 가장 편했는지, 반대로 가장 어려운 상황으로는 어떨 때가 있는지 궁금했어요.

저는 아직 상담을 한 번도 안 해본 초보 상담자라 전문 상담자인 아빠한테 여쭤봅니당~




한희도 상담을 배우겠구나.


한희는 대인관계에서의 불편함도 크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 주는 일을 좋아해서 상담(또는 코칭)이 적성에 잘 맞을 것 같아. 또 무엇보다도 사람과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심리서비스를 연구하고 제공하는 일을 잘할 것 같아. 그래도 처음 시작하는 거라 ‘내가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좀 있지?


아빠도 그래. 아빠도 한희랑 비슷한 성향이다 보니까 심리학을 공부하고 코칭을 하는 이 일이 참 재미있고 아빠에게 잘 맞는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어렵고 힘든 경우도 당연히 있어. 처음 실습할 때는 내가 피코치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엄청 많았었거든 ^^


이 일을 하면서 가장 크게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이 확인될 때인 것 같아. 반대로, 반응이 없는 클라이언트가 제일 힘든 것 같아.


아빠는 코칭을 주로 해. 간혹 상담이 필요한 경우 아빠가 코치로서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상담을 하기도 하고. 상담이랑 코칭은 대화를 통해 사람을 돕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접근법과 목적이 달라. 상담이 현재의 어려움과 문제를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코칭은 원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변화를 돕는 거니까.


석사과정 중에 상담을 전문으로 할지, 코칭을 전문으로 할지 선택해야 했었는데 아빠는 코칭이 더 맞는 것 같아서 이걸 선택했어. 상담실습도 해보고 코칭실습도 해봤는데, 아빠는 과거를 탐색하는 것보다 미래를 개척하는 게 더 재밌더라고. 무엇보다 치료를 위한 상담과정이 누군가의 아픔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라 쉽지 않아서 피한 것도 있고.


코칭이든 상담이든, 클라이언트가 변화하는 순간이 느껴질 때만큼 뿌듯한 때가 없어. 어떤 사람은 한두 번 만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어떤 사람은 열 번 넘게 만나도 속도가 안 날 때가 있지만, 그 작은 변화들이 보일 때 참 행복해.


초기에는 아빠와 성향이 비슷한 피코치가 참 편했어. ‘내가 살아온 공식이 잘 맞춰지는 느낌’이었거든. 그런데 아빠랑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많지 않을 거잖아.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성향과 스타일이 있으니까.

아빠의 경험이 아닌, 지식과 그 지식에 더해진 또 다른 경험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지. 그래서 박사과정에 들어온 거고.


그리고 지금도, 앞으로도 가장 어려운 상황은 아마 동기가 없는 클라이언트일 거야.
동기를 갖게 하는 과정은 정말 쉽지 않더라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동기부여’라는 표현도 사실은 좀 애매한 것 같아. 동기는 외부에서 ‘부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고, 그걸 자신의 동기로 내재화해야만 진짜 동기가 되니까.


우리가 흔히 ‘외적 동기’라고 말하지만, 사실 동기는 외부에서 부여되는 것이라기보다 외부 요인을 내가 내 동기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더 중요해. 자기결정성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SDT)에서도 말하듯이, 사람은 무동기, 외재적 동기, 내재적 동기로 이어지는 내재화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의 동기를 만들어가거든. 외부의 자극이나 제안은 ‘동기 그 자체’가 아니라 동기 요인일 뿐이고, 그 요인을 내가 내 방식으로 소화해서 자기 동기로 전환할 때 비로소 진짜 동기가 돼.


한희의 골프도 그렇잖아. 운동을 시작한 것은 아빠의 제안이라는 외재적 요인 때문이었고, 한희가 진짜 자기 동기로 만들어가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지? 고2쯤에 운동을 잠시 쉬면서 스스로 정리했던 그 과정이 바로 내재화 과정이었을 거야.


결국 동기를 가지게 돕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다 보니까 코치로서 아빠에게도 가장 힘든 일인 것 같아.


코칭에서 동기유발은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영역 같아.

코치는 답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사람이잖아. 도우면서 스스로 답 찾을 동안 기다려야 하는데 부모와 자식 간에는 시간 여유를 가지면서 천천히 가도 되지만 유료서비스를 받는 클라이언트에게 코치가 시간을 무한정 사용할 수는 없거든. 가능한 빠르게 도움을 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될 때 힘든 것 같아.


그래도 그 어려움 속에 진짜 보람이 숨어있는 것 같아.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과정이 어려우면 결과는 더 짜릿하더라고. 동기유발이 안된 클라이언트가 동기를 찾고 변화를 만들어 가는 그 과정이 더 보람 있기도 해.


한희도 잘할 거야. 상담을 해보기도 하고 받아보기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