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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데이팔팔 Jul 25. 2023

나라 망하는 소리 좀 안 들리게 해라!

의료 붕괴 교실 붕괴 우리 모두 붕괴

올해 초, 소아과 전문의가 부족해 소아청소년과가 폐과 한다는 기사가 났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가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의료부터 교육까지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이 비극이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소아과에 종사하는 의료인의 고충과 공교육에 종사하는 교육자의 고충에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 새끼’에 대한 사랑의 잘못된 발현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라는 건데, 두 직종 모두 비교적 고소득 전문 직종이라는 이유로 그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등 따시고 배부른 불평 정도로 치부된 것도 사실이다. 의료와 교육, 두 분야 모두 반쯤 붕괴되고 나서야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소아과도, 초등학교도 모두 미완성의 인간들이 완성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곳이다. 오로지 그 임무만으로도 버거운 현장에서, 나이만 먹었지 인간 자격 미달인 자들이 보호자와 학부모라는 이유로 휘두르는 폭력을 감내할 성인군자는 없다. 언젠가부터 그런 자들이 만들어낸 민원공화국이 되어버린 사회가 개탄스럽기만 하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산부인과가 9월부터 휴업에 들어간다. 의료진 인력 수급에 어려움이 있어서라고 한다. 아이를 낳을 곳도, 아픈 아이를 데리고 갈 곳도, 아이가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할 곳도 모두 병들었다. 필수 의료 붕괴와 공교육 붕괴. 이 보다 더 나라 망하는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것 또한 사회가 발전하고 있는 것에 따른 성장통일까? 이 시기가 지나면 우리는 괜찮아질 수 있을까? 쉽게 답할 수 없어 나는 대신 뉴스를 그만 보는 것으로 책임을 미루고, 다만 다짐한다. 매일매일 내가 마주하는 사람에게 악의 없는 사람이 되기를 말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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