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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데이팔팔 Sep 05. 2023

유산소 한 달 후기

싫은데 좋고 좋은데 싫어요 튕기는 게 아니라 진짜요


동네 헬스를 등록한 지 며칠 후면 한 달이 된다. 재등록 때는 3개월을 연장할 생각이다.

한 달간 유산소 운동을 달린 소감? 후기? 를 남겨본다.


빈도 및 루틴

- 일주일에 최소 4회 이상

- 천국의 계단을 탈 때는 : 5-6 강도를 오가며 40분

- 러닝머신을 탈 때는 : 유튜버 그래쓰의 run with me 4km 버전을 따르되 걸을 때는 5.5, 뛸 때는 8


위 루틴이 한 달 유산소로 일구어 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것도 정말 장족의 발전인데, 등록했던 첫날은 천국의 계단 2-3 강도로 30분을 채우고서는

생전 처음 땅을 밟고 걸은 사람처럼 다리가 호달달거렸기 때문…

심지어 초반에는 러닝머신에서 6.5의 속도에도 헉헉대며 뛰어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발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가슴은 어떻게 그렇게 터질 듯이 뛰어 아프던지, 심장소리가 귓가에까지 들리는 게 아닌가.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지? 나 저혈압인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지금은 그 가슴이 쿵쾅대는 느낌, 숨이 목 끝까지 차오르는 느낌, 땀이 흠뻑 젖는 느낌 전부 참 좋다. 개운하다.


생리기간 일주일을 제외하고는 주 4회 이상 운동을 꼭 지켰는데, 평일 3회/주말 1회가 나에게 잘 맞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욕심나는 주간에는 평일 4회까지도 했는데 별 것 아니었지만 성취감이 엄청났다. 아직 한 달 차밖에 되지 않았지만

어쩐지 이런 유산소 루틴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키고 싶은 습관이 되었다.

쿨다운을 할 때의 그 시원함과 짜릿함,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무겁지만 어쩐지 가벼운 몸이 정말 기분 좋기 때문이다.


나는 식단조절은 전혀 하지 않으므로(결혼 준비할 때를 제외하고는 식단 조절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눈에 띄는 감량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확실히 눈바디가 달라졌다. 평소 입던 바지의 허리가 살짝 느슨해졌고, 실루엣에도 변화가 있다.

사실 보이는 것 보다도 느끼는 바가 큰데, 아침에 일어날 때 조금 덜 힘들고 일과시간에도 확실히 피곤함이 덜하다.

그전에 필라테스를 할 때는 필라테스 후 집에 오면 눕기 바빴는데, 유산소를 시작하고부터는 저녁시간에도 조금 더 쌩쌩하다.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몸으로 느끼고 나니 도저히 안 할 수가 없다. 아 오늘 진짜 하기 싫은데, 하는 생각에 주리를 틀다가도

운동 후 사우나까지 끝냈을 때의 그 가뿐함을 놓칠 수 없어 무거운 발걸음으로 간신히 헬스장에 갔던 적도 있다. 그런 날은 운동을 끝내고 나면

역시 오길 잘했다니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마련이었고 그 기억으로 다음날 운동을 또 갈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습관 하나를 갖는 일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 잘 안다. 아주 어렵다는 것도.

아마 다음 생리주기가 오면 퉁퉁 불은 몸을 안고 운동이고 뭐고 다 집어치우자는 생각이 절로 들겠지만,

또 운동 가기가 죽을 만치 싫을 날도 오겠지만,

그때마다 평소 쌓아두었던 뿌듯한 기억들을 꺼내 곱씹어야겠다. ‘역시 하길 잘했다니까’ 하는 말을 할 때의 그 기분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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