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이건 딱 영화 각이야

by 윌버와 샬롯

싹둑 기사 1

'마음의 소리' 웹툰은 보진 않았지만 TV에서 하는 만화 버전을 아이들이 보는 걸 곁눈질로 보긴 했었다. 지나가며 본 그림풍이 참 독특하다 싶었다. 그 네모진 머리가 이 웹툰의 정체성이겠지만 첫인상은 좀 거부감이 있었더랬다. 괴기스러울 정도의 비주얼이지만 그렇기에 이 웹툰의 차별화에는 성공적이지 아니었나 싶다.


기사를 보니 '마음의 소리' 웹툰 작가는 대단한 사람 같다. 13년의 연재라니, 그렇게 오래된 원조격 웹툰인지 미처 몰랐었다. 어지간히 성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업적이다. 2년 전 주말도 없이 온라인 카페에서 100일 글쓰기 미션을 수행했었는데, 보통 힘든 일이 아님을 경험했기에 조금이나마 그 고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이 주인공은 결혼을 했고 두 아이의 아빠도 되어 있었다. 시간의 흐름과 삶의 반경에 맞춰 소재도 그렇게 저변을 넓혔으리라.


요즘은 아이들이 잘 찾아보지 않는 만화지만, 완결이 됐다는 이 기사를 본다면 아이들은 뭐라 할까? 잊고 있던 '마음의 소리'를 아쉬운 마음에 다시금 VOD 채널을 뒤적이지 않을지 심히 걱정은 된다.


최근에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와 '쌍갑포차'를 재밌게 봤다. 새롭고 좀 재밌다 싶으면 그 원작이 백발백중 대부분이 웹툰이다. 드라마와 영화로 그 범위가 그 어느 것보다도 확장되고 있는 이 시대 웹툰을 앞으로도 기대하며 응원한다.



싹둑 기사 2

TV에서 요즘 다시 모습을 많이 보이시며 상담을 해주시는 오은영 선생님의 칼럼이다. 내 아이 또래의 상담 사례 기사가 나오면 평소 유심히 보는 편이다.


세상엔 완벽한 아이도 완벽한 부모도 없기에 누구나 문제점은 있기 마련이다.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정상적인 상황인지 아닌지 가끔은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싶을 때도 있다. 갈팡질팡 답답할 때 적절한 조언이 엄마에게는 필요하다. 항상 전문가가 말하는 지도방법이 내게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큰 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긍정적인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보기도 한다.


육아에 있어 엄마의 영향이 지대한 것은 알겠지만 문제 원인을 결국엔 엄마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보통은 결론을 내려버린다. 그 얘기를 듣는 엄마는 죄책감에 너무나 괴롭다. 오은영 선생님의 상담을 특히나 신뢰하는 이유는 육아하는 엄마만을 탓하지 않는 것에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라고, 엄마도 힘들었을 거라고, 원래 쉬운 게 아니라고,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잘해보자고 다독이는 오은영 선생님 말이 위로가 되기 때문이다.


불안이 높은 아이들은 다른 아이와 비교를 하면, 용기를 얻고 도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어차피 노력해봤자 안 되기 때문에 애초에 시작도 안 하기도 한다.

아이는 공부는 안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시험이 걱정돼 마음이 불편하다. 이런 아이에게는 “걱정이 조금 덜될 정도로 조금만 해”라고 말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혹시 우리 아이도 불안이 높은 건지 칼럼 사례와 비교해본다. 역시나 내가 한 말이나 행동 때문에 아이가 이렇게 힘들 수 있었겠구나 생각이 들긴 했다. 또다시 후회와 자책이 들지만 이유를 알았으니 지금부터라도 교정해보자는 생각을 한다. 단시간에 완벽하게 수정이 될 순 없겠지만 끊임없이 읽고 반성하며 다짐하는 반복된 학습으로 아이도 엄마도 조금씩은 나아지리라 소망해본다.



싹둑 기사 3

러시아 현지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주 북극권에 속한 베르호얀스크의 일일 최고기온은 매일 30도를 넘어섰고, 지난 20일에는 최고기온이 38도를 기록했다. 이는 188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13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북극권의 6월 평균 최고기온이 20도인데 지난 20일 기온은 이보다 무려 18도 더 높았다.


환경에 관한 기사는 어느 신문에서나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래도 북극이 38도라니. 38도 기온에 북극에는 눈이나 얼음이 있을 수나 있는 걸까? 우리나라에서마저 그 기온이면 살인적인 더위인데 말이다. 저명한 기후과학자도 매우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 말하고 있다.


북극곰이 얼마나 힘들지, 앞으로 미래의 지구는 어떤 모습일지 암담하다. 깨끗하게 분리수거나 하는 것밖에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게 별로 없는 한 명의 지구인으로서 오늘도 걱정만 잔뜩 할 뿐이다.



싹둑 기사 4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선원으로 일하는 후안 마누엘 바예스테로 씨(47)는 3월 24일(현지 시간) 자신의 보트 ‘스쿠아’를 이끌고 포르투갈 포르투산투 섬을 출발해 고향인 아르헨티나 남부 항구도시 마르델플라타로 향했다. 아버지 카를로스의 90세 생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포르투갈 당국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올 수 없다”며 만류했지만 그는 약 8.8m 길이의 보트에 참치캔, 과일, 쌀과 항해용품을 싣고 모험을 강행했다.


무모한 건지 용감한 건지 모르겠다. 다른 날도 아니고 아버지의 90세 생일이라 더 절실했던 것일까? 아무리 베테랑 선원이라지만 내가 아버지라면 당장 그만두라고 했을 거다.


기사를 보자 이건 딱 일요일 오전에 방송하는 MBC '서프라이즈' 소재감이다 싶었다. 더 나아가면 영화로도 제격인 스토리가 아닐까. 배역까지 눈에 그려졌다. 아들 역엔 단연 배우 '톰 행크스'다. 영화 개봉 시점은 아마도 우리가 지금의 코로나 시대를 머나먼 추억으로 얘기할 때쯤일 것이다.


이야기는 대충 이렇다. 외로이 홀로 사시는 병든 아버지가 등장할 것이고, 코로나라는 팬데믹 위기 앞에서도 굴하지 않는 효심 그리고 할리우드스럽게 대자연 앞에서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한 인간의 모습을 비추지 않을까. 영화 끝에서는 요란하게 휘날리는 성조기까지 나온다면 딱이겠다. 홀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모습은 톰 행크스의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칠흑 같은 바다에 떠 있던 장면과 오마주 될 것이다.


십중팔구 언젠가는 아이들은 내게 달려와 말할 것이다.

엄마, 이 얘기.
그때 화장실에서 본거잖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북한에서도 언택트 소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