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전 약속 꼭 지켜요

by 윌버와 샬롯

싹둑 기사 1


포순이가 바지를 입었다는 게 저녁 뉴스에서마저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을 보았다. 화면에서는 틀린 그림 찾는 게임처럼 변화된 3군데를 정답 찾듯이 동그라미를 쳐주기까지 했다. 치마가 바지로 바뀌었고 기다란 속눈썹이 사라졌으며 머리카락을 뒤로 넘겨 귀를 보이게 했다.


성 역할의 고정화는 아직 교과서에서마저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이런 젠더 논란이 피로하기까지 하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우리는 오래도록 질질 끌고 있다. 느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무지에서 비롯된 이 모든 인식과 관념이 자연스럽게 변화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더 이상 런 뉴스가 크게 회자되는 일이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그냥 이것은 페미니즘도 아니다. 자든 남자든 사람이라는 하나의 같은 잣대로 들여다보면 아주 쉽다. 차이를 틀린 것이 아닌 다름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까이 접근해보면 우리 딸, 내 아내, 내 가족이라 생각하면 더 이상 문제 될 것이 없다.

그림 하나 바꾼다고 사회인식이 확 바꿔지는 것도 아니리라. 그러나 이 작은 하나의 변화가 큰 도약의 첫걸음일 수는 있을 것이다. 개인, 가정, 회사, 그리고 사회 모두가 보편타당한 젠더 감수성을 인지하고 실천야 할 것이다.


근데 포순이는 정말 무슨 복장을 좋아할까? 원하는 복장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현장 속 실제 포순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편한 복장을 입으면 좋겠다. 자의에 의해 여성성을 드러내고 싶은 포순이는 속눈썹을 길게 해도, 치마를 입어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학교 교복도 변하고 있는 움직임이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



싹둑 기사 2

정보보호의 날 :
정부 부처에서 공동으로 사이버 공격을 예방하고 국민들의 정보보호를 생활화하기 위해 제정한 날로, 매년 7월 둘째 수요일이다.


조만간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줄 계획이다. 얼마 전은 전문가가 조언하는 아이가 지켜야 할 스마트폰 규칙을 A4 용지에 빼곡하게 타이핑했다. 마지막 줄엔 아이 이름을 쓰고 서명할 곳을 남겼다.


최대한 늦게 갖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부모 의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반에서 나만 없다는 아이 말은 부모의 설득력을 한층 더 약화시킨다. 특정 물건의 소유 여부에 따라 자존감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아이였음 하는 바람은 엄마 기대였을 뿐이다.


아이와 사이가 안 좋아질 정도면 어느 정도는 아이 의견을 들어주는 것이 좋다는 말을 상담 전문가에게 강의에서 들은 적이 있다. 어떤 것이든 부모와의 관계가 최우선적이라고 그는 말했었다.


스마트폰을 쥐어주면서부터 아이와 옥신각신 전쟁 아닌 전쟁을 겪고 있는 주변 지인들 얘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지금 당장은 스마트폰 규율 서약서에 호기롭게 아이는 서명을 하겠지만 우리 집이라고 별 수 있을까.


7월 8일은 정보보호의 날이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지혜를 아이가 가지길 바란다. 어떤 것이 유해한 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아이가 판단할 수 있도록 부모는 가르쳐야 할 것이다.


'우리 아이는 다를 거야'라는 헛된 기대. 스마트폰을 사주면서 또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또 한 번 엄마는 아이를 믿어보기로 한다.



싹둑 기사 3

제 만화의 주인공은 대개 인간관계에 좌절하고, 노후를 걱정하며, 사랑에 속 끓이기도 하는 인물입니다. 그런 와중에도 친구들과 카페에서 수다를 떨고, 자기가 맡은 일은 어찌 됐든 최선을 다해 해냅니다. 독자들은 이런 인물의 모습 어딘가가 자신과 가깝고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아닐까요? 저 역시 그런 인물이기에 독자들이 만화를 좋아해주는 만큼 큰 격려를 받습니다.


뛰어난 그림이 아니더라도 꽤 성공한 작가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작가의 작품 면면을 살펴보자면 이야기 전달성이 남다른 것 같다. 그림을 뛰어넘는 스토리의 힘, 그것이 그런 작가들의 공통점이다.


기사에 소개된 작가 또한 그런 부류일 듯싶다. 단순하고 간결한 그림이 (과장되게 말하면) 나도 그리겠다 싶은 정도지만 짧은 글귀들은 그 결이 다르지 싶다. 독자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옳다구나 하고 건드린다. '맞아, 우리 집도 그러는데, 우리 엄마 아빠도 그랬는데' 하면서 말이다.


잘 모르는 작가지만 글과 그림을 언제나 끄적끄적 대는 우리 집 꼬맹이들을 위해 이 기사를 오린다. 콩깍지 씌워진 부모 된 마음으로 고백하자면 기사에서 보여준 작가의 그림만으로 판단해보건대 우리 아이들 그림이 훨씬 낫다. 그래서 애들한테 응원의 목소리를 엄마는 은연중에 외쳐본다.


야, 너희들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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