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래서 외로운 거구나

by 윌버와 샬롯

싹둑 기사

보폭이 한 발씩 멀어진다
뒤에는 산소가 없고

입을 떼면 몇 광년씩
늘어나는 성간 우주

재게 오는 입김이 뜨겁다
너를 얼마나 태우며 왔는지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곳이 아니지

궤도를 잃은 신발이
온밤을 다 그리며 간다

- 류성훈 作 '행성운동 4법칙'


학창 시절에 물리는 너무 어려운 과목이었지만 별을 심오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건 그래도 물리 시간 분이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저 별이 현재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선생님 말씀은 판도라 상자를 연 것처럼 머리를 쿵하게 했다. 그다음부터는 별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아마도 머나먼 옛날 지구로 보내진 빛이었을 뿐, 그 사실이 참 오묘하게 다가왔다.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때부터 난 어렴풋이 알게 된 걸까.


물리를 잘 몰라서 그런지 시도 어렵다. 어렵지만 별의 진실을 알았을 때처럼 시마저 신비스럽게 읽힌다. 시를 소개한 시인의 해설 또한 눈에 들어왔다.


어떤 과학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별이 남긴 물질이다. 사멸한 별이 남긴 먼지. 그래서 다시는 별이 될 수 없는 먼지다.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먼지'라는 물질이다. 인간은 지나간 우주 역사의 한 부분이다.

그래서 인간은 외로운 걸까. 어딘가를 그리워하고, 궤도를 잃은 것처럼 방황하고 그런 것일까.


인간은 죽어버린 별에게서 남겨진 먼지라고 어느 과학자가 말했다. 그렇기에 돌아갈 곳도 없고 계속 그리워해야만 하는 게 인간의 숙명인 건지.


나 역시 우주를 헤매듯 뜬금없이 마음이 허했던 건 그래서였까. 풀 수 없던 수수께끼를 푼 기분이다.


시의 제목이 행성운동 4법칙. 그 말이 무엇인지 찾아봤다. 행성운동법칙에는 3개의 법칙이 있다. 시인은 그 법칙에 시적 감성을 불어넣어 4법칙을 완성다. 문학과 과학은 어쩌면 한 줄기인 것은 아닐지. 그러나 정의를 찾아보고 뚫어져라 쳐다봐도 물리는 여전히 내겐 고등학교 때처럼 세상 언어 같다.


케플러의 행성운동법칙은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발표한 행성의 운동에 대한 세 개의 물리학 법칙이다.

아이작 뉴턴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기 약 반세기 전, 케플러는 티코 브라헤가 평생 동안 천체를 관측하면서 축적한 자료들을 분석하여 다음과 같은 케플러의 행성운동법칙을 발표하였다.

1. 행성은 태양을 한 초점으로 하는 타원궤도를 그리면서 공전한다. (타원궤도 법칙)
2. 행성과 태양을 연결하는 가상적인 선분이 같은 시간 동안 쓸고 지나가는 면적은 항상 같다.
3. 행성의 공전주기의 제곱은 궤도의 긴반지름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출처 : 위키백과


기사 제목은 아래 과학 책에서 따온 듯하다. 이 책의 번역자는 번역하면서 두어 번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하니 더욱 이 책이 궁금해졌다.


과학자 13인이 대화하는 형식의 과학책인데, 과학은 몰라도 별의 비밀처럼 삶의 진리를 알려주지는 않을지 기대해본다. 수포자가 읽어도 살짝 감동한 최근에 읽은 수학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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