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영어는 도대체 누가 성공하는가

by 윌버와 샬롯

싹둑 기사 1

콜은 생전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5학년 때 나 역시 프리즐 같은 선생님을 만났다. 나 역시 어린이들에게 그런 선생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인과 오래 호흡을 맞춘 삽화작가 브루스 디건은 “콜은 언제나 ‘뭐? 왜? 어떻게?’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아이 어릴 때부터 영어책을 읽혔었다. 멜로디가 좋은 영어 음원을 들려주기도 하고 영어 만화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 유난은 엄마표 영어에 대한 환상 때문이었다. 책에 쓰인 여러 성공기에 나 또한 눈이 휘둥그레졌었다. 언어로써 영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는 방식이 맘에 들었다. 실전에서는 말 한마디 못하는 문법 위주의 한국식 영어 교육을 아이들에게는 시키고 싶지 않았다. 엄마는 이루지 못한 영어 정복을 아이들에게는 꼭 선물하고 싶었다.


영어 원서 책을 많이도 샀고 도서관에서 빌려 보기도 했다. 신기한 스쿨버스도 그렇게 만난 책이다. 어린이 책이긴 하지만 과학 용어 때문에 난이도가 좀 있는 책이다. 만화로도 접했는데 과학 공부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이다. 항상 요란한 의상을 입고 있는 프리즐 선생님 캐릭터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집에 여전히 몇 권의 책이 있긴 하다. 우리 집 아이들은 그 책에 그렇게 열광하며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과학에 흥미를 가진 아이라면 신기한 스쿨버스는 책이든 영상이든 분명 유익한 콘텐츠이다.


어느 날 갑자기 말이 트이고 영어로 말하는 꿈을 꾸게 되고 영어 글도 술술 써지더라는 기적 같은 성공 체험담은 우리 집에서는 아쉽게도 일어나지 않았다. 여행차 영어권 외국에 나가 햄버거 하나 주문하는 데도 아빠 뒤에 숨기 일쑤였다. 책을 참 많이 읽고 들었는데도 기대만큼 아웃풋이 나오지 않아 엄마로서 적잖이 당황스럽긴 했다.


파닉스와 초중급 단계까지는 자연스럽게 터득이 되지만 고급 단계부터는 어느 정도의 전문가 지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아이들에게 같은 방식이 통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아이들도 자의의 선택이 아닌 영어 책과 영어 영상에 대해 스트레스가 있었을 수 있다. 아이 개개인을 헤아리며 꾸준히 무엇을 가르친다는 게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년간 아이가 영어 책과 함께 한 시간은 그렇다고 아예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얻은 것도 분명 있다. 언어구사가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나 오랜 시간 학원에 대한 압박을 아이들은 겪지 않으면서도 좋은 책을 접할 수 있었다. 책은 많이 사줬지만 사교육비만큼은 아니었으니 경제적으로도 덕을 봤다. 레벨 테스트를 처음 학원에서 받아볼 때,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오래도록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에 그리 많이 뒤처져있지도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생각하기로 했다.


아쉽고 후회되는 일이 왜 없으랴. 제대로 더 관리를 해줬으면 어땠을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어쩌랴. 시간은 이미 흘렀고 아이들은 컸으니 이제는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부를 할 수밖에. 지금은 엄마하고는 아니지만 더 좋은 선생님께 영어를 배우고 있다. 그래도 엄마는 항상 고민한다. 이게 진정 제대로인 공부 일지. 우리 아이가 지금 성장하고 있는 건지. 엄마이기에 교육에 대한 이 끝없는 갈등과 고민은 정말 어쩔 수 없다. 교육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는 요즘의 코로나 시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싹둑 기사 2

요거트 등 발효음료를 많이 먹는 그리스와 불가리아, 상어알을 발효시킨 캐비아를 많이 먹는 터키도 같은 이유로 다른 유럽국들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작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부스케 교수는 “발효 배추와 요거트가 일종의 천연 바이러스 차단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부스케 교수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과 식생활 연구는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식단을 바꾸면 코로나바이러스 면역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당장 아침 식단에 절인 채소를 포함시켜라”고 권고했다.


기사에서는 발효 식품이 면역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우리나라 김치와 채 썬 양배추를 소금에 절인 독일식 김치인 사워크라우트를 예로 들었다. 사스 때도 그랬고 전염병이 돌 때마다 김치는 매번 언급되는 것 같다.


코로나 백신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뭐가 좋다는 보도에 즉각 반응한다. 비타민, 홍삼, 유산균 등 건강보조식품은 그렇게 TV 광고를 잠식하고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리를 퍽이나 잘 이용하는 마케팅이다. 그러나 좋다는 것을 모두 챙겨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종류도 너무나 많아 선택에 어려움이 따른다. 이왕 먹을 거면 내 몸에 맞게 제대로 챙겨 먹고 싶은데 쉽지 않다. 나 같은 결정 장애를 가진 사람을 위해 도움을 주는 유튜브 채널이 있기도 하다. 식사만으로도 모든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현실은 밥상 한 끼에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챙긴다는 게 오랜 주부 경력임에도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보조식품을 외면할 수 없는 것 같다.


어릴 때는 다 그런 건지 우리 집 아이들도 잔병치레가 잦았다. 안 가는 과가 없을 정도로 종합병원 수준이었다. 그때는 병원 좀 안 가며 살면 좋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래도 학교 들어가면 좀 나아질 거라는 선배 엄마들의 말은 정말 맞았다. 다행히 이제는 정기검진 빼고는 병원 갈 일이 좀처럼 없다. 꽃가루 날리는 계절이나 환절기 때가 되면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아들이 고생이긴 하지만 올해는 외출도 별로 하지 않아 그런지 그 증세가 조금은 덜했다.


어제 마침 새로 산 김치가 배달 왔다. 묵은 김장 김치만 먹다가 오랜만에 맛본 신선한 김치가 참 맛깔났다. 아들은 새 김치를 먹으면서 "역시 대기업의 맛이야"하며 감탄까지 했다. 딸은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 다른 반찬을 먹지 않아 그것이 더 걱정이다. 김치 빼고는 다른 채소는 편식쟁이다.


비싸고 맛있는 건 많이 못 먹였어도 할머니표 김치를 어렸을 때부터 많이 먹어 그나마 아이들이 이만하게 건강한 걸 고마워해야 할까. 오늘은 오랜만에 반찬으로 신김치라도 새콤달콤 볶아서 내놓아야겠다.



싹둑 기사 3

우리의 삶은 모두 공부다. 결혼을 하면 두 사람이 맞춰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자식을 키우며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병에 걸리면 건강의 중요함을 알게 되고…. 우리는 살면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경험을 하는데 이것이 다 공부인 것이다. 그리고 힘든 일일수록 더 큰 공부로 남는다.


대학만 졸업하면 공부는 끝인 줄 알았더니, 더 큰 인생 공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하물며 암과 싸우는 것도 경력이라며 장영희 교수는 말했다. 사회에서, 결혼에서, 자식을 키우는 데 있어, 나이가 듦에 있어 모든 것이 공부다.


공부라는 것이 죽을 때까지 지속되리라는 걸 왜 자꾸 잊으며, 난 아이에게 당장의 공부에 종종 다그치고 있는가.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종이에 끄적이는 낙서도,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것도 다 공부다.


기사에서 언급된 시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죽음마저도 공부라고 말하며 슬픔을 삭히는 소년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렇게 말하면 좀 견딜만하다고 말하는 소년을 꼭 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어려운 공부를 참 많이도 시킨다.


공부 / 김사인

'다 공부지요'
라고 말하고 나면
참 좋습니다.
어머님 떠나시는 일
남아 배웅하는 일
'우리 어매 마지막 큰 공부 하고 계십니다'
말하고 나면 나는
앉은뱅이책상 앞에 무릎 끓은 착한 소년입니다.

어디선가 크고 두터운 손이 와서
애쓴다고 머리 쓰다듬어주실 것 같습니다.
눈만 내리깐 채
숫기 없는 나는
아무 말 못하겠지요만
속으로는 고맙고도 서러워
눈물 핑 돌겠지요만.

날이 저무는 일
비 오시는 일
바람 부는 일
갈잎 지고 새움 돋듯
누군가 가고 또 누군가 오는 일
때때로 그 곁에 골똘히 지켜섰기도 하는 일

'다 공부지요'말하고 나면 좀 견딜 만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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