띵동, 로봇이 짜장면 배달 왔어요

by 윌버와 샬롯

싹둑 기사 1

워커는 9일 이웃집 셰퍼드 혼종견이 달려들자 맨몸으로 여동생을 껴안아 보호하면서 안전한 곳으로 도망쳤다. 이 과정에서 머리와 왼쪽 얼굴을 물려 큰 수술을 받아야 했다. 워커의 사연은 그의 이모가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TV 뉴스에서도 본 기사 내용이다. 여동생과 자기 중에 죽어야 한다면 자기가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6살 소년 소식이 화제다. 맹견이 달려드는 그 짧은 순간에 아이가 그런 생각을 했다니 대단하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평소에는 엄두도 안 날 무거운 것을 번쩍 들어 올린 엄마의 사연 등 인간은 종종 일상에서는 설명 못할 초인적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 기사도 그런 경우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나이를 막론하고 기적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증명하는 기사이다.


사춘기 남매를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우애가 좋은 형제 사연을 접하면 남다르게 보인다. 우리 집 아이들도 서로를 평생 이렇게 위해주며 살면 좋겠다. 어릴 적 손을 꼭 잡고 아장아장 걷던 둘의 모습은 이제는 그리운 추억의 그림이다.


TV 화면에서 보인 소년의 얼굴이 부디 다시 원래처럼 예쁘게 회복되길 바란다. 꼬마의 용감함이 대견하기도 했지만 상처가 깊어 보여 너무 안타까웠다.



싹둑 기사 2

KAACHI(가치)’가 떴다. 유럽 최초의 케이팝 걸그룹이다. 데뷔곡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단 60일 만에 조회 수 1000만을 돌파했다. 이만하면 웬만한 한국 아이돌 이상의 돌풍. 멤버 구성은 세 명의 영국인과 한 명의 한국인. ‘영국의 블랙핑크’로도 불리는 이들의 비상이 심상치 않다.


케이팝의 확장은 어디까지일까? 아이돌도 잘 모르고 외국에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도 겨우 언론에서 회자되는 BTS나 블랙핑크 정도만 인지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 집 아이들이 아직 아이돌에 열광하는 때가 아니어서 그런지 남의 나라 얘기기도 하다. 그러나 케이팝을 기반으로 독립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 새로운 그룹의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덕질의 세계를 넘어 프로페셔널이 된 아주 긍정적 효과의 예를 이들은 보여주고 있다. 아직 닦이지 않은 새로운 길로 도전하며 들어서는 젊은이의 패기에도 박수와 함께 응원을 보내고 싶다. 좋아하는 것을 맘껏 발산하며 그들이 발전하기 바란다. 그런 젊은 언니 오빠 누나 형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우리 아이들도 더 넓은 시야를 갖고 다양하게 세상을 바라보길 희망한다. 그래서 자기가 진정 좋아하는 것을 찾아 행복해하길.



싹둑 기사 3

광교 앨리웨이의 `딜리`는 건국대를 누볐던 `딜리드라이브`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모양과 성능도 조금씩 개선됐다. 딜리는 우아한형제들이 한중 로봇 플랫폼 제조사 등의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개발했다. 바퀴 6개로 주행하는 딜리는 센서로 장애물을 감지한다. 이동 속도는 시속 4~5㎞로 사람이 걷는 속도와 비슷하다. 한 번에 음료 12잔 또는 샌드위치를 배달한다.


코로나 19는 비대면 소비를 더 가속화시켰다. 가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음식을 배달해주는 분을 마주치게 될 때 꺼려지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배달 로봇의 등장은 요즘이야말로 아주 시의적절한 대안이 아닐까 싶다. 아직은 시범운영이라지만 띵동 하고 초인종 소리가 나 아파트 현관을 열면 문 앞에 귀엽게 디자인된 로봇이 음식을 배달해주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호황을 맞고 있는 플랫폼 비즈니스의 이면을 조명하는 프로그램들을 최근 봤었다. 취재하는 기자가 직접 플랫폼 노동자가 되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전달됐다. 사업 초기에는 무료로 제공하던 플랫폼 서비스는 시장을 장악하자마자 유료로 전환됐고 이후 부담될 수준의 갑작스러운 이용료 인상으로 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치킨점을 창업하고 일 년 간 운영하다가 몸이 너무 좋지 않게 되어 최근 사업을 접은 지인이 있다. 배달료로 지급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여러 플랫폼에 가게 노출을 위해 쓰이는 비용과 타사와의 경쟁이 무척 힘들었다는 얘기도 했다. 관련 르포 프로그램에서도 서비스 이용자와 배달 라이더의 고충이 이만저만해 보이지 않았다. 정작 그들은 플랫폼을 위해 일해주는 로봇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보이지 않는 AI가 옴짝달싹 그 둘을 옥죄고 있었다.


누구를 위한 비즈니스인가. 세상은 편해지고는 있지만 그 뒷면에서는 을끼리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보일 뿐이다. 로봇 딜리는 어떻게 개발되고 있을까? 그것은 또 어떤 돈으로 만들어지고 있을까? 바로 모두의 가격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누가 혼자 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 서비스, 플랫폼 노동자, 서비스 소비자, 가맹점 모두의 합작이다. 단순히 자본주의 논리로만 설명되기에는 고민해야 할 문제가 많아 보인다.


아직은 안전을 위해 로봇 1대에 직원 1명이 매칭 돼 실시간으로 경로를 보며 대응하고 있다고 기사는 전하고 있다. 시범 단계라 그렇긴 하겠지만 로봇 1대에 사람 한 사람이 붙어 있어야 한다면 그냥 그 사람이 직접 배달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로봇을 감시하는 일도 나름 고용의 창출이라면 창출이겠지만 말이다. 얼마 전 비대면 주문으로 애먹던 나로선 여러모로 로봇과는 앞으로 좀 더 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 기사 한토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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