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아이린
책방에서 커피는 잘 안 마시려고 해요.
화장실에 자꾸 가고 싶어지거든요.ㅠㅠ
책방을 비우고 다녀오는 게 마음이 영 편하지가 않더라고요.
근데 오늘은 출근하면서 한 잔 사왔습니다.
샀다기보다 쿠폰이 있어 사용했어요.
도보로 20분 정도 되는 평소의 출근길에는 커피숍이 마땅히 없는데요.
오늘은 출근 전에 다른 볼 일이 있어 근처에서 쿠폰 사용이 가능했어요.
아침부터 좀 많이 걷긴 했습니다. ^^
커피숍의 친절한 직원이 제가 모르던 유효기간 임박한 웰컴쿠폰이 있다는 걸 알려줬어요.
덕분에 달달한 캐러멜마키아토로 아침부터 당 충전했습니다.
역시 책이랑 커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직 저희 책방에서는 음료를 팔고 있지는 않는데요.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면 고민 좀 해봐야겠어요.
오늘은 소망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지난주에는 온라인에서 알게 됐다며 새로 생긴 책방이 궁금하여 오신 손님이 계셨어요.
책방과 위치가 가까운 동네 분도 아니셔서 너무 고마웠죠.
조금 얘기를 나눠보니 손님은 조만간 전주에서 책방을 열 계획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지역을 알리고 색깔을 살리는 책방을 생각하고 계셨는데요.
최근 좋아하던 책방이 문을 닫게 되어 무척 속상했다고 말씀하셨어요.
손님도 여러 고민이 많아 보이더라고요.
저도 책방을 연지가 얼마 되지 않기에 실질적으로 궁금해하시고 도움이 되는 얘기는 많이 못 드려서 죄송했어요.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잖아요.
살면서 가끔은 무모한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는 것도 같아요.
여기 '용감한 아이린'은 용감하다기보다 조금은 무모한 것도 같지만요.
양재사인 아이린의 엄마는 완성한 드레스를 공작부인에게 오늘 안에 배달해야 했어요.
그러나 몸이 좋지 않으셨죠.
착한 딸 아이린은 자기가 가겠다고 나섭니다.
이렇게 눈이 휘몰아치는 밤에 공작부인 댁에 아이린을 가도록 묵인하는 엄마가 전 좀 별로예요.
산을 넘어넘어 가야 하는데 얼마나 위험해요!
그러나 그림책은 그림책일 뿐 오해하지 않기로 할게요 ^^;;
바람은 거세지고 가는 길이 험난했지만 아이린은 꿋꿋해요.
그런데도 너무 힘들어서 그 자리에서 얼어 죽는 게 아닐까 포기할 생각마저 하지요.
그 순간 아이린은 엄마를 떠올려요.
"그럼 엄마도 다시는 못 보는 거야? 우리 엄마도?"
아이린의 엄마는 아이린에게 둘도 없는 좋은 분이셨던 거예요.
힘든 순간에 아이린을 다시 일어서게 하는 존재였으니까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이 말을 좋아합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이에게는 다시 한번 기회라는 게 온다고 믿거든요.
아이린에게도 결국 달콤한 순간이 오는 것처럼요.
선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되뇌는 말은 '안 할 경우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였어요.
책방을 여니 꿈을 이뤄서 좋겠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요.
응원의 말씀이라는 거 잘 압니다.
그러나 저도 한 발짝 내디뎠을 뿐인걸요.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좋아하지만 그 나머지 반을 꽉꽉 채우기 위해 이제부터 저도 진짜 시작입니다.
손님~ 전주에 책방 오픈하실 때 꼭 연락 주셔야 해요^^!
작가 윌리엄 스타이그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많이 갖고 계시잖아요.
그림책을 보며 그의 약력을 다시 보게 됐어요.
어머나! 그는 만화가로 활동하다 60살이 넘어 어린이책 작가가 되었다고 하네요.
늦은 때란 정말 없나 봐요. ^^
자 그럼, 아이린만큼 씩씩하고 용감하게 우리도 오늘을 보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