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석은 옥동의 소원을 모두 들어주기로 해요. 두 번째 아버지 제삿날을 따라가고 이제는 사라져 버린 옥동의 고향에 데려가고 제주 사람이 여태껏 한라산도 못 가봤냐는 동석의 타박에 옥동은 한라산도 가자고 합니다.
동석은 투덜대긴 했지만 그 모든 것을 옥동에게 해줍니다. 해달라는 거 다해주고 나서 왜 하나밖에 없던 아들인 자기를 그렇게 외롭게 했냐며 따질 속셈이었죠.
엄마와 아들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
따뜻한 여행길은 아니었지만 전 그 둘의 여정이 부럽더라고요. 가슴에 맺혔던 것을 어쨌든 서로 얘기할 수 있었고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까요.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옥동이 세상을 떠나는 자리에서 동석은 엄마를 끌어안고 그제야 펑펑 아이처럼 울 수 있었던 거 아닐까요. 그 과정은 동석에게 새로운 삶을 다시 열 수 있게 합니다.
부모의 서사를 안다는 것.
나이가 들수록 더욱 궁금해지더라고요. 내 부모의 이야기는 어쩌면 내 이야기의 출발일 수도 있으니까요.
닿을 수 있는 곳에 아직 부모님이 계시다면 지금이라도 동석이처럼 자꾸 물어보세요. 당신의 고향은 어디였고, 형제는 어땠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를요. 아마 대하소설 저리 가라 하는 분량의 이야기가 쏟아질지도 몰라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명 하나. 우리는 이 땅에 괴롭기 위해 불행하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