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학교 친구들
날이 너무 좋은 4월 어느 일요일에 3년 만에 죽마고우 완전체를 만났습니다. 매년 일 년에 한 번은 이벤트를 만들어 여행을 같이 다녔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했거든요.
이 친구들이 없었으면 제 어린 시절은 정말 심심했을 거예요. 국민학교 6학년 4반 4총사, 참 감사한 일이죠. ^^
이번 여행 테마는 서울 도심 나들이였어요.
길눈 어두워 버스 잘못 타 괜히 남산 가게 돼서 계획에도 없던 남산 돈가스 먹고 반찬으로 덜어먹는 고추가 맛있다며 역시 서울 고추군 친구가 말하니 그거 아마 예산 고추일 거야 라며 껄껄 퉁치는 다른 친구. ㅋ 돈가스가 입맛에는 안 맞았지만 먹고 나오니 대기줄이 어느새 많이 길어 별로 안 기다리고 먹은 게 뭐라고 막 뿌듯했던 나. ㅋ
서울은 역시 고궁이지 하며 "우리도 한복 입고 고궁 좀 걸어볼까?" 야심 차게 생각만 하고 옛날 우리 엄마들처럼 나란히 서서 남든 건 사진뿐이지 하며 꽃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었습니다.
오늘은 다이어트 같은 건 다 잊기야!
길눈 밝은 친구 따라 아름다운 성당도 둘러보고 청계천도 걷고 손목에 밴드를 차고 딱 대면 80가지가 넘는 세계 맥주를 선택해 마실 수 있는 근사한 곳에서 회포도 풀었습니다. 역시 서울에는 신기한 게 많군 하며 핫소스 사진마저 찍는 친구. ㅋ
어린아이들, 사춘기 아이들 키우느라, 직장 다니느라 아직 마음의 여유가 없는 우리들, 그들에게 책방지기니까 그림책을 선물했습니다.
"어머, 이 대목 맘에 드는데. 딱 나다."
"우리 딸한테도 보여줘야겠다."
"이 책 수업할 때 쓰면 재밌겠는데."
그래~ 사랑하는 친구들아! 더우면 벗으면 되고, 보고 싶으면 만나면 되는 거야.
다들 어디 아프지 말고 건강하기 바라며, 얘들아! 우리 다음에는 어디로 놀러 갈까? 근데 말이야. 이젠 너희가 계획 좀 세워라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