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동아리 동기들
어쩜 너희들은...
11월 어느 토요일 가을이 저물어 갈 때쯤에 정말 오랜만에 대학 동아리 친구들을 만났어요. 여학우들은 그보다는 좀 자주 만나기는 했지만 남학우까지 같이 보는 건 아마 코로나 이후 처음이죠.
그새 한 친구 큰 아이는 올해 수능을 봤다 하고,
한 친구는 올해 첫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대요.
또 한 친구는 아직 유치원 다닌대요. 아이고야!
"야들아, 아직도 주식 안 하냐?"
"넌 공 좀 치니?"
"육아휴직 때 자기 계발 좀 하려 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이번 달에 벌써 복직이네. ㅜㅜ"
"내가 성질 좀 부리고 퇴사하고 이직했어. 그래서 요즘 주말부부야."
배도 좀 나오고 흰머리도 희끗하지만 마음은 그대로, 그래도 일상 이야기는 좀 아저씨 아줌마 맞더라고요. ^^ 어째 신기한 게 어릴 때 친구들 만나면 그때 그 시절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걸까요. 왜 해도 해도 같은 얘기인 옛날이야기는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을까요.
저녁 먹고 카페에 왔는데 여자 친구들은 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책 보려고 했지만 도통 눈에 안 들어오고 졸며 왔다고 했어요.
"어? 너두? 나두!"
그래서 각자 가방에 든 책을 꺼내 인증샷했어요. 역시 내 친구들이야! 나이 들어도 언제든 지성의 끈을 결코 놓지 않는 우리 여학우들! ㅋ 남학우들아, 술 좀 그만 마시고 좀 배우거라들~! ㅋ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너무 좋고 즐거웠습니다. 저는 아마도 대학 시절부터 동아리 덕후였나 봐요. 과도 성별도 나이도 다르지만 각자의 취향대로 20대에 모여 만난 친구들을 아직도 만날 수 있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얘들아~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좀 모여볼까.
만나니까 갑자기 회춘하는 것 같더라고.
모두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