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나도 좋은 사람입니다

네잎클로버 준 K에게 [쫌 이상한 사람들]

by 윌버와 샬롯

요 며칠 좀 울적했었다. 그런데 그러지 말라고 자꾸 누군가가 나를 토닥토닥 다독여준다.


행운을 빌어요.


상가 K 총무님이 어쩐 일로 책방에 오셨다. 행운을 빈다는 말과 함께 하나하나 이파리를 정성스레 펴 네잎클로버를 주신다. 음, 너무 감동을 받아 순간 할 말을 잊었다. 불끈 힘이 솟아나는 것만 같았다. 아침에 미처 못한 책방 청소도 벌떡 일어나 하기 시작했다. 지휘봉으로 연주를 하듯 먼지떨이개로 책에 앉은 먼지도 털었다.


어느 날 출근하는 길에는 잠시 만난 동네 분이 간식으로 먹으라며 오렌지를 건네주었다. 먹기 좋게 칼집도 넣어주어 아주 달달하게 맛있게 먹었다. 또 어느 날의 퇴근길에는 다른 분이 전화를 주었다. 퇴근길에 잠깐 자기네 집에 들르라고. 장에서 사 온 나물을 무치는 중인데 저녁 반찬으로 좀 가져가라고.


가끔 그런 의문이 든다. 내가 이렇게 호의를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그리고 또 생각을 한다. 나, 아마도 괜찮은 사람인가 봐.


세상에는 쫌 이상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혼자라고 느끼는 이가 있다면 곧바로 알아채고,


자기 편이 졌을 때도 상대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요.


그림책 <쫌 이상한 사람들>에는 이상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이상하다는 건 그런 사람들이 흔치 않다는 걸까. 이상하다고 그림책에선 말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주위에선 그런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어느 드라마에서 여자는 좋아하는 남자한테 이런 얘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는 좋은 사람이에요.


진지하게 사귀기 전에 남자는 시간을 두어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가지자고 여자에게 말한다. 서두르고 싶지 않다고. 그러나 여자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며 자신은 좋은 사람이라고 결연하게 얘기한다. 시간을 끌지 않아도 되는, 나는 확실한 사람이라고. 그러니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존감을 보여주는 참 인상 깊었던 장면으로 기억된다. 드라마의 그녀처럼 나를 믿어보자. 그리고 내 주위 가까운 사람들을 돌아보자. 때때로 스스로가 미울 때도 있고 완벽하진 않은 걸 깨닫기도 하지만 나는 괜찮은 사람임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내 주변에 좋은 사람도 있는 것이다. 나는 사랑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다.


어디서 발견하셨을지, 네잎클로버!

혼자 외롭지 말라고 준비하신, 오렌지!

퇴근하고 저녁 맛있게 먹으라고, 봄나물!


나도 오래도록 그들에게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잔잔히 내게 힘을 주는 모두가 너무 고맙다. 내게도 행복을 함께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



이미지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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