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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 언니가 요즘 읽는 책

: 고등학생 독서에 대해

by 윌버와 샬롯

청소기를 돌리러 금지의 장소 아이 방에 들어간다.


침대에 널브러져 있는 가지각색의 책들에 한숨이 나온다.


도서관은 언제 갔었을까?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고, 목적을 달성한 것 같기는 하다.


감출 수 없는 욕망의 엄마는 이젠 성적과 독서의 상관관계에 대해 고민한다.


해야 할 것은 다하고 책을 읽고 있는 걸까,라는 말도 안 되는 의심을 품는다. 할 것을 다하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우리나라 고등학생에게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뻔히 알면서 씁쓸하다. 그렇게나 권장했던 독서의 행위가 성적 앞에서는 눈총을 받을 줄이야. 내가 그럴 줄이야.



나의 청소년기 때보다도 더 많은 책을 읽는 아이를 보며, 아이의 미래가 궁금하다. 아이는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이들 책 중에서 어떤 책이 아이에게 인상에 남게 되었을까? 그런 책이 있었다면 엄마에게도 말해주기를 바란다. 기꺼이 함께 읽겠노라고, 어느 구절이 좋았는지 같이 얘기하고 싶다고.



아이를 믿어야 해요.


나의 육아 멘토 님들의 이야기를 다시금 새기며 아무것도 건들지 말라는 아이 방에서 청소기만 요란하게 돌리고 오늘도 조용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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