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건 싫은 거지

: 나는 물이 싫어

by 윌버와 샬롯
나는 물이 싫어
모두 없어져 버렸으면 좋겠어
나는 물이 저-엉-말 싫어


이것만은 내 말을 들어줘. 약속해 줘. 그렇지 않으면 난 너무 힘들 것 같아. 내가 좋아할 일을 하지 않아도 돼. 적어도 내가 싫어할 일만 하지 말아 줘. 나도 알아. 그건 너만 그런 게 아니라 나도 그래야 한다는 것. 그게 우리가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디폴트 값이지. 근데 어쩌지? 내가 싫어하는 걸 결코 너는 바꿀 수 없다면 말이지. 우리는 그때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서로를 견딜 수 있을까. 근데 꼭 견뎌야만 하는 걸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거라면 그저 그런 것을 인정하고 쿨하게 안녕하면 되는 건가. 그게 싫어서 옳고 그름을 시시콜콜 따질 필요가 있을까. 어떤 게 틀리고 맞는지 그건 또 누가 판단하지? 우리는 여태 그렇게 부딪혔잖아. 그리고 또 알잖아. 세상이라는 게 관계라는 게 그렇게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내가 참아준다고 했지만 너도 아마 그러했다고 하겠지. 우리는 서로 배려했지만 왜 그걸 모르며 살고 있는 걸까. 마치 자신만이 유일한 피해자인 것처럼. 입장에 따라 갑이 될 때가 있고 을이 될 때가 있지. 분명 이건 아니라고 너에게 틀렸다고 말했지만 뒤돌아서면 또 마음이 그래. 내가 갑인가? 그게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하고. 내가 생각하는 소중한 것, 지켜야 할 것, 바라는 태도, 원하는 그 무엇, 관계에 있어 그런 것들에서 종종 내 마음 같지 않을 경우 무너질 때도 있어. 그럴 때마다 생각해. 나만 그런 게 아닐 거라고. 세상도 내게 섭섭했을 때가 분명히 있었을 거라고. 그랬으면서도 티 내지도 못하고 조용히 울었을 또 어떤 것들이 있었을 거라고. 그래, 그랬을 것이고 다행히 지워진 것도 있을 테고 그렇지 못해 상흔이 남았을지도 모를 거라고. 가끔은 버거워서 그냥 월든의 그런 삶은 또 어떨까 상상하지. 또 생각해. 어디까지 타협이 가능한 건가 하고. 참아주는 게 아니라 여기 알프와 그의 친구들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런 생각들은 끝나지 않을 것 같아. 그것의 끝남은 아마 삶의 완성이 아닐까. 그 완성을 향해 우리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미생일 뿐이지. 어떨 땐 좋은 게 좋은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러니 싫은 건 싫은 거니까 이젠 구태여 애쓰고 싶지 않아. 한 가지 확실한 건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다는 거지. 잊지 마. 그걸 안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야.


지난 겨울에는 모든 게 훨씬 더 좋았어


이미지 출처 :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