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유. 요리는 감이랑께유.

: 51명의 충청도 할매들 [요리는 감이여]

by 윌버와 샬롯


할머니들의 손맛 좀 어찌 엿볼까 싶어 책을 봤다. 읽는 내내 배가 고파왔다. 할머니의 넉넉한 요리를 나도 한번 맛봤으면 좋겠다 싶었다. 음식 내용보다는 할머니의 얘기가 좋았다.


어쩌면 배우지 못한 사연이 한결같은지. 그 시대는 왜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을 퍼뜨렸을까. 전쟁은 났고 여자는 배우면 안 된다는 그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어린 소녀들은 집안일에 내몰렸다. 단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오빠도 남동생도 가는 학교를 부럽게 쳐다봤다. 학교에 보내달라고 떼라도 써보지만 어른 말을 거역하지 못한다.

어려웠던 시대 탓에 받은 불평등으로 평생 기 한번 못 피고 사셨을 할머니들이 애처로웠다. 어찌 평생 글을 모르고 사실 수 있으셨을까. 그 불편을 여태 사시는 동안 어떻게 견뎠을지 상상이 안 간다. 우편물 내용을 몰라 다시 자식에게 보내고, 버스도 못 타 자유롭게 나들이도 혼자 다니지 못했다. 아들이 군대에서 보낸 편지를 읽지 못하는 슬픔은 또 어찌할까.

이제는 글을 배워 세상이 환해졌다 할머니들은 얘기한다. 밭에 씨를 언제 뿌렸는지 써놓을 수 있어 좋고, 자식에게 편지를 쓸 수 있어 좋다 말씀하신다. 아픈 몸을 유모차에 의지해 길을 나서지만 그래도 도서관 가는 날이 가장 행복하시단다. 자꾸 까먹고 어려워도 배우는 게 그리 좋으시단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더 배워 시를 쓰고 싶다 말씀하신다. 배우는 게 너무나 쉬어져 버려 그마저도 지치고 게을리하고 싶은 한 사람으로서 한편 숙연하게 했다.



언제부터 글을 읽고 썼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 행위가 이분들께는 세상의 빛이었는지 모른다. 도서관에서 이뤄가는 할머니들의 이 배움이라는 행복이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 이 책의 발랄한 기획처럼 할머니들의 음식 솜씨를 실제로 뽐내는 그런 장을 또 마련하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독자들에게 한 입씩이라도 시식의 기회를 말이다. 글로만 솜씨 자랑하시는 게 여간 읽는 내내 고역이 아닐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의 얘기를 시로 읽을 수 있는 그날을 고대해본다. 오래도록 건강하셔야 해요,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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