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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er J May 17. 2023

쓰고 싶은 욕구


근 3개월을 주로 영어만 쓰며 살아왔다.


나는 영어를 가르치며 또 교수법을 배우러 다니는 영어강사다.


3개월 전부터 Tesol 코스를 들으며 영어로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기회가 주어져 너무 행복했다.

원서 교과서 읽는 것도 재밌고 강의 듣는 것도 재밌고 배운 걸로 에세이 쓰고 발표를 하래도 재미있었다. 매일 누적되는 피로와 어마어마한 과제에 느끼는 불편한 부담감과는 별개로 이 과정은 어쨌든 좋았다.


그렇게 3개월을 보내니 뭔가 근질근질 해지기 시작했다.

책을 못 읽은 지도 마찬가지로 3개월, 일주일에 3-4번은 쓰던 일기를 제대로 쓰지 못한 지도 한참이었다. 작년 겨울 스타벅스에 출근하듯 드나들어 얻은 나의 빨간 스타벅스 다이어리는 이제 다이어리보다 스케줄러에 가까웠다.


시간이 날 때면 카페에 가서 몇 시간이고 읽고 필사도 해보고, 끄적끄적 내 생각과 느낀 점들도 이리저리 적어보던 그때가 언제더라...




갈증.


내가 느끼는 이건 명확한 갈증이었다. 목이 마르는 듯했다.

한국어로 input and output을 너무 하고 싶은 거.

주제도 teaching이 아닌 내가 궁금한 걸 읽고 내가 하고 싶은 일상의 말들을 하는 거.


머릿속엔 해야 할 일이 한가득 어지러이 펼쳐져 있지만 그것들을 지금은 하고 싶지 않았다. 나름 억지로 책상에 앉아보아도, 편하게 읽고 쓰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 눈앞의 텍스트는 답답함을 줄 뿐이었다. 집중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이 느낌을 한 동안 버텨왔는데, 오늘은 안 되었다.


뭐라도 좋으니 적어내고 싶었다. 계속해서 나를 답답하게 하는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 환기하고 싶었다. 이제 내일은 다시 할 일을 적고 하나하나 해치우며 그것들을 정리해야지.


버겁게 쫓아가도 끝나지 않는 이 생활에 머리가 어지럽나 보다. 내 생활과 하루에 쫓겨가는 게 아니라 내가 컨트롤하려면 정리하는 시간은 필요했다. 이 글을 마치는 순간 미련 없이 노트북을 닫고 잘 거다.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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