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루트임팩트 이형우매니저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2008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를 불러왔다. 당시 뉴욕에서는 사무실 공실률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었고, 이와 같은 상황에 착안하여 아담 노이만(Adam Neumann)과 미구엘 맥켈비(Miguel McKelvey)는 2010년 위워크(WeWork)를 창업하게 된다. 위워크는 빈 오피스 공간을 유리한 조건으로 장기 임대하고 공간을 새롭게 디자인하여 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를 만들어 기업가, 프리랜서,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위워크는 2018년 5월 기준 전 세계 65개 도시에 345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
2016년 위워크의 한국 진출과 더불어 국내에서도 청년들의 공유 공간 조성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가장 활발한 활동은 역시 위워크로 서울에만 8개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중에 3개 지점을 추가로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패스트파이브(FASTFIVE)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현대카드도 대기업 중 가장 먼저 공유 오피스 사업에 진출하여 성공적으로 운영 중에 있다. 이러한 흐름 안에 헤이그라운드(HEYGROUND)도 함께하고 있다.
위워크의 성공은 단순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한 임대사업의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위워크의 성공 뒤에는 공유경제라는 개념이 자리하고 있는데, 에어비엔비(Airbnb), 우버(UBER)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는 소유한 재산의 나눔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유경제 모델 사업으로 쏘카(SOCAR)를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에어비엔비와 우버는 더 이상 공유경제기업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수익의 극대화를 위한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15년 10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개최한 ‘CC 글로벌 서밋’에서 요하이 벤클러(Yochai Benkler) 교수는 “공유지라는 아이디어와 자본주의의 미래”라는 주제발표에서 ‘공유경제의 근본은 경제적 교환이 아니라 사회적 교환’이라며, 이 같은 이유로 에어비엔비와 우버의 사업 모델은 공유경제와는 거리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여기서 헤이그라운드는 공유경제의 사회적 교환이라는 관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청년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구직도 어렵지만 이상하게도 구인 또한 어려운 실정이다. 구직자들의 기준이 달라진 것이다. 청년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한다. 돈의 가치보다 삶의 질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청년들의 가치 추구 문화 확산에 힘입어 공유경제, 즉 사회적 가치 교환의 움직임들이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익 창출과 더불어 사회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투자 주체들 또한 수익 창출을 넘어 사회적 가치까지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공공그라운드의 행보가 그렇다. 공공그라운드는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가치가 있는 부동산을 보존하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일정 수익률을 산정하고, 이를 초과 달성한 이윤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환원하는 구조를 갖는다. 또한 공공그라운드의 투자 철학에 공감하는 개인들의 투자까지도 유치할 계획이다. 이곳 역시 NGO 및 사회적 선의를 가진 기업들이 함께 일하는 코워킹 커뮤니티(Co-Working Community)로 운영되고 있다.
루트임팩트에서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사람들을 체인지메이커라고 일컫는다.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일과 삶 그리고 교육을 지원하는 사업들을 진행하는데, 헤이그라운드가 바로 체인지메이커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사업이다.
체인지메이커들은 대체로 열악한 일의 환경에 놓여 있다. 비즈니스 기회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번듯한 사무실을 차리는 일부터 그들에게는 큰 도전이다. 그러다 보니 적합한 인재를 뽑는 일 역시 어렵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소위 ‘소셜벤처를 한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누군가에게 응원의 말을 듣기 어렵다. 아무리 설명해도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나마 그냥 ‘좋은 일 하는구나’하고 이해해주면 다행이다. 한편, 아직까지 체인지메이커들의 여정이 오래되지 않았기에 새로 시작하는 누군가가 체인지메이커 롤모델을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가장 큰 도전은 역시 위에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종합해보면, 아직까지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고 또 그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많은 도전들을 겪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헤이그라운드의 존재 목적이 있다. 더 멋진 사무실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누리며 더 즐겁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그리고 멋진 동료들과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발견하고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그래서 이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변화가 더 커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체인지메이킹 여정이 지속될 수 있도록 ‘더 나은 일의 환경’을 만들고자 헤이그라운드를 준비하며 체인지메이커의 커뮤니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루트임팩트는 더 나은 일의 환경을 ‘구성원들과 함께’ 만들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더 나은 일의 환경 조성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리적 공간이 마련되기 이전부터 고민하기 시작했다. 헤이그라운드가 일반적이고 물리적인 공유 오피스를 넘어 커뮤니티로 성장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한 것이다.
좋은 커뮤니티를 완성하기 위해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첫째로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 모여야 하는 이유가 있어야 하며, 둘째로 그들을 모이게 할 물리적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헤이그라운드의 사명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 공간을 채워 나가야 커뮤니티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성장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체인지메이커들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변화를 키운다.’ 이것이 헤이그라운드의 사명이다. 체인지메이커들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성장이 다양한 사회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체인지메이커들의 다소 부족한 환경적 요인을 없애주는 것이 바로 헤이그라운드의 사명이다. 그들이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고 성장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 것이다.
커뮤니티를 구성할 두 번째 요소는 공간이다. 헤이그라운드의 사명을 구현하기 위해 성수동에 1,800평 규모의 건물을 신축하기로 했다. 성수동은 이미 2014년부터 루트임팩트, sopoong, 임팩트스퀘어 등을 주축으로 소셜벤처 벨리가 형성되어 있던 곳이며, 강남 및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 또한 뛰어난 곳이었다.
헤이그라운드는 총 9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2~7층은 코워킹 오피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나머지 3개 층은 업무 지원 공간이다. 8층 스카이라운지는 멤버들의 휴식 그리고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계획했다. 업무시간 동안에는 멤버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데, 휴식과 간단한 회의, 편안한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업무 이외의 시간에는 대관 공간으로 운영하여 멤버 및 외부인들의 이벤트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코워킹 오피스는 크게 세 가지 형태인데 체인지메이커 조직들의 성장 단계와 규모,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독립성 정도에 따라 공간을 구분했다. 그리하여 3~6인, 10~100인 규모의 프라이빗 오피스, 4~8인 단위의 셀형 지정좌석, 1인 단위의 오픈형 지정좌석의 업무 공간을 마련했다. 1층은 체인지메이커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돌본다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되는 카페, 레스토랑이 위치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하 1층은 체인지메이커의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아쇼카코리아에서 강연 및 교육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체인지메이커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대관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체인지메이커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좋은 커뮤니티를 구성하기 위한 세 번째 요소는 헤이그라운드의 사명과 함께하는 구성원들이다. 지금은 헤이그라운드에 약 80개 기업과 530여 명의 체인지메이커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헤이그라운드를 기획할 당시에는 무(無)에서 시작하여 뜻을 함께할 동반자들을 모은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 헤이그라운드의 사명에 공감하는 구성원을 모으기 위해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라는 일종의 간담회와 같은 작업을 2년간 준비했다. 헤이그라운드의 잠재 입주사들을 모아 우리의 사명과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공간에 대해 설명하고, 헤이그라운드의 공간을 함께 만들어나갈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를 통해 좀 더 나은 공간, 커뮤니티에 대한 체인지메이커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 또한 찾아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과정은 잠재 입주사들에게 헤이그라운드에 대한 소속감을 만들어주었고, 그것이 현재의 헤이그라운드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의 기반이 되었다. 이런 소중한 준비 시간들을 통해 2017년 6월 헤이그라운드가 안정적으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다.
헤이그라운드는 긴 시간 잠재 입주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오픈 1개월 내 입주율이 80%에 달했고, 이후 3개월 안에 공실률을 3%까지 낮출 수 있었다. 헤이그라운드는 다시 본연의 목적을 돌아봤다. 더 나은 일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그라운드 빌딩 프로세스를 통해 파악했던 잠재 입주사들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 나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체인지메이커들의 성장을 위한 성장지원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체인지메이커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서비스는 대체로 작은 규모로 인한 부족함을 채우는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법률, 특허, 재무, 회계, 세무, 통번역, 인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루트임팩트와 제휴하고 있는 법무법인, 특허사무소, 회계사들의 프로보노(Pro Bono) 활동을 통해 ‘Hey Hour’라는 전문 자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체인지메이커들의 채용 문제 해결을 위해 ‘임팩트 커리어’라는 공동 채용 및 교육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서비스들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커뮤니티 매니저들이 항상 준비하고 있다. 커뮤니티 매니저들은 체인지메이커들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벤트를 기획하기도 하고, 상담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때로는 꿀벌이 되어 서로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주기도 한다.
같은 관심과 의식으로 환경을 공유하는 사회집단을 커뮤니티 혹은 공동체라고 칭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헤이그라운드가 진정한 의미의 체인지메이커 코워킹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사실 커뮤니티, 공동체는 그것을 조성하는 사람이 언급할 것은 아니다. 그 안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소속감을 통해 이곳이 커뮤니티인지 단순히 코워킹 스페이스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헤이그라운드의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커뮤니티로서의 요소 몇 가지를 함께하는 이들이 느끼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서로가 체인지메이커라고 느끼는 동질성, 그리고 서로를 함께 성장해야 할 동료로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각자가 성장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고, 서로 함께하지 않아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이들이 이 공간을 채웠다면 앞선 언급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모두가 스타트업이며, 청년기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서로를 응집하게 할 에너지는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체인지메이커로서 여정을 함께하고자 한다는, 그 사명이 서로를 더욱 단단하게 묶어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들의 여정을 돕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Changemaking Journey With You’ 헤이그라운드의 슬로건이다. 헤이그라운드에 들어와 떠나기까지의 과정을 하나의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한 명의 체인지메이커 혹은 잠재적 체인지메이커가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해 성장을 거듭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설 수 있을 때 헤이그라운드를 떠나 임팩트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체인지메이커의 롤모델로 자리 잡는 모습을 기대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체인지메이커들의 일의 환경이 더 나아지지 않을까?
헤이그라운드는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 조성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려 한다. 임팩트 생태계는 앞서 언급했던 공유경제의 근본 원리인 사회적 가치의 교환과 연결된다. 임팩트 생태계가 조성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역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지역사회, 미디어, 투자자, 대기업, 가치지향 소비자, 지원기관, 프로보노, 교육기관 등의 유기적 협업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물론 이들에게 지원만을 강요할 순 없다.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통해 기본적인 임팩트 생태계의 틀을 마련할 수 있겠지만, 지속 가능할 수는 없다. 특히나 투자자, 정부기관 입장에서 퍼주기식 지원을 언제까지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자연 생태계에도 먹이사슬이 존재하기에 그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게 움직일 수 있다. 임팩트 생태계 안에서도 각자의 위치에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은 아무래도 가치지향 문화의 확산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내놓은 2018년 10대 트렌드에도 ‘플라시보 소비’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지금까지 가성비가 소비의 기준이었다면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가 소비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소비 트렌드에서 바라본 플라시보 소비는 초개인주의에서 비롯된 주관성이 주된 배경이지만, 가치지향 소비자의 관점에서 플라시보 소비의 확산은 임팩트 생태계 조성을 위한 개인적인 노력의 측면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생산자로서의 체인지메이커들은 가치지향 소비자에게 더 좋은 가치를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2017년 10월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도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발표가 있을 만큼 임팩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바탕이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힘의 방향이 한 방향을 향할 때, 더욱 빠르게 힘 있게 움직여 나갈 수 있다. 정부의 정책과 지원을 바탕 삼아 지자체 및 시민사회에서는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청년들의 공유 공간과 협업 그리고 공유경제, 사회적 경제의 확산은 어쩌면 고용 불안, 부의 양극화 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저성장기에 자연스럽게 제시되는 하나의 대안일지 모른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사회적 가치의 창출 그리고 교환은 물질의 소유욕에서 벗어나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다. 우리의 부모 세대가 경제성장을 위해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이 달려 얻어낸 양적 성장으로 인한 성장통을 우리는 겪어왔다. 이제는 주변을 돌아보고, 잊고 지냈지만 더 소중한 가치인 타인에 대한 배려 그리고 시민의식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일 차례다. 성장의 정도로 줄 세우기를 하는 시대는 지났다. 동일한 자원과 노력을 쏟아 더욱 큰 가치를 창출해내는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 길을 혼자 걷는다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뜻을 함께하는 누군가와 함께 한다면,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래서 함께하는 그 여정이 험난할 수 있어도 한번 가봄직한 길일 것이다. 함께 걷는 길은 결코 외롭지 않기 때문이다.
본 원고는 <생협평론> 30호(봄호)에 '체인지메이커 커뮤니티, 우리가 함께 걷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