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startups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는 소셜벤처, 비영리기관 등 임팩트 조직의 실무 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기초 이론이라고 불리는 101을 넘어,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직무 기술과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서 고민할법한 이슈를 '비즈니스 201/ 매니저 십 201/ 조직문화 201' 세 가지 모듈로 나누어 다룹니다.
규모가 작은 조직에게도 비용 관리는 중요한 일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강을 이루듯, 작은 비용이 쌓여서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회사의 비용 관리 방법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우리 회사 비용 관리 점검하기> 세미나가 11월 14일 저녁 헤이그라운드 서울숲점에서 열렸다.
강의를 맡은 엄재관 세무사는 위드택스(Withtax) 대표 세무사이자, 인공지능 경리 자비스(Jobis)의 파트너 세무사로, 현재 스타트업 세무 자문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비용 관리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몇몇 케이스를 살펴보고, 다섯 가지 측면에서 비용을 관리하는 방법과 팁을 알아보았다. 엄재관 세무사는 “비용 관리에 정답은 없지만, 오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각자 회사의 특성과 상황에 맞게 잘 적용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세미나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신생기업들은 3~7년 차에 접어들면 매출 부진과 투자금 고갈 등으로 성장 정체기에 들어서게 되며,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기도 한다. 이 기간을 데스밸리(Valley of Death)라고 하는데, 데스밸리 기간을 잘 버티고 살아남으려면 회사의 비용을 잘 관리해야 한다.
엄재관 세무사는 “아껴야 잘 산다”는 옛말을 언급하면서, “비용 관리를 잘한다고 잘 살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비용 관리를 잘해야 잘 살게 되기까지 버틸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들은 비용관리 측면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까? 엄재관 세무사는 많은 스타트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몇 가지 케이스와 그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Case. 1 매출이 잘 나오는데도 손실이 났어요
결산을 해보면 매출이 잘 나오고 있는데도 손실이 나는 경우가 있다. 매출에 비해 과도한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어디서 비용이 많이 나가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한다.
Case. 2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는데 현금이 없어요
매출에 문제가 없는데도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경우도 있다. 매출 자체보다는 현금흐름에 문제가 있는 케이스다. 이때는 월별 현금 보유량과 현금흐름(Cash-in / Cash-out)을 점검해보고, 적절한 대금 지급/회수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이 좋다.
Case. 3 부가세 납부가 너무 부담스러워요
부가세는 다른 세금과는 달리 분납 제도가 없어 부담으로 느껴지기 쉽다. 그러나 부가세가 부담스러운 이유는 부가세도 우리의 매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재관 세무사는 “부가세는 애초에 우리 돈이 아니라 스쳐가는 돈이라 생각하고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부가세 납부에 대비하려면 최근 몇 년간의 부가세 평균 납부율을 참고하여 납부액을 미리 예상하고 마련해두는 것이 좋다.
Case. 4 직원에게 들어가는 돈이 생각보다 많아요
근로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예상보다 커서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근로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급여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근로자 1인당 급여 외 발생하는 비용을 파악해두면 ‘감’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한 재정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엄재관 세무사는 “이 비율이 높은 회사는 급여 대비 125%까지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Case. 5 법인카드 관리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법인카드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예상치 못한 지출이 발생할 수 있다. 공용 법인카드는 기명식 법인카드에 비해 개개인이 책임 있게 사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관리하기 번거롭더라도 기명식 법인카드를 사용하면 보다 체계적인 비용관리를 할 수 있다.
법인 카드 사용은 직원 복지와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하여 엄재관 세무사는 “복지를 늘릴 때도 자금 상황을 파악하고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늘리는 것은 좋지만 자금난으로 다시 복지를 축소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 큰 역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조직들이 많다. 비용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비용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비용 관리의 기초는 돈이 어떻게 들어오고 나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모니터링할수록 자금을 운용하기가 더욱 수월하다. 비용 관리를 위한 핵심적인 방법들을 아래에 소개한다.
1. 입출금 시 적격증빙 관리는 기본!
먼저 입출금시 적격 증빙이 잘 관리되고 있는지를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5가지 적격 증빙은 하단의 표에 정리되어 있다. 거래 대상이 사업자가 아니라 개인(프리랜서 등) 일 경우에는 사업소득/기타 소득/일용근로 등의 인건비로 처리하면 된다.
예를 들어, 브로셔 작업을 외부 디자이너와 인쇄소에 맡겼다고 가정해보자. 인쇄소에 지급하는 비용은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으면 되고, 디자이너에게 지급하는 비용은 사업소득으로 처리해 3.3%를 공제한 후 지급하면 된다.
2. 미수금과 미지급금 내역은 주기적으로 체크하자
미수금/미지급금은 현금 흐름과 직결되므로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미수금/미지급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증빙은 있지만 통장 거래가 없거나, 통장 거래는 있지만 증빙이 없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심지어는 줘야 할 돈과 받아야 할 돈을 모르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미수금/미지급금 관리를 위해서는 일정 주기마다 간략한 대시보드 형태로 증빙과 이체 내역을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엄재관 세무사는 “적어도 부가세 신고 주기에 맞춰 3개월에 한 번 정도는 증빙과 입출금 내역을 맞춰보는 것이 좋다”라고 권했다.
3. 법인 통장/법인 카드는 회사의 상황에 맞게 관리하자
“법인 통장은 몇 개가 좋은지”를 궁금해하는 스타트업이 많다. 엄재관 세무사는 “개수보다는 깔끔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나를 쓰더라도 깔끔하게 잘 쓰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여러 개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경우에는 각각 별도의 통장을 사용하는 것이 관리하기 편하다.
부가세 통장을 별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부가세를 미납할 일이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현금을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법인 카드의 경우에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결제일에 한 번에 자금이 출금되기 때문에 현금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법인 카드 사용 방식은 각 회사의 특성에 따라 관리하기 편한 방식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상황에 따라 법인 카드를 개인별로 지급할 수도 있고, 팀별로 지급할 수도 있다. 또한 사업 추진 비용에 사용하는 카드와 복리후생용 카드를 분리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4. 근로자의 개인비용 지출은 가급적 지양하자
근로자의 개인카드 사용 비용은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 개인카드의 경우에는 적격증빙을 5년간 보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개인카드 사용분에 대해서는 지급일을 정해두고 월 1회 지급하는 방법이 좋다.
이와 관련하여 한 참석자의 질문이 있었다.
질문자: 적격 증빙은 5년만 보관하고 폐기하면 되는가?
엄재관 세무사: 신고 후 5년이 지난 후에는 신고 내용을 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증빙을 모두 폐기해도 무관하다. 주의할 점은 발급 시점에서 5년이 아니라, 세금 신고 시점에서 5년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증빙은 전산매체에 보관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수증 실물보다는 촬영한 이미지를 보관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엄재관 세무사는 비용 관리 차원에서 주의 깊게 볼 만한 지표들을 소개했다. 아래 지표들을 잘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면 보다 체계적으로 비용을 관리할 수 있다.
① Burning Rate와 Runway
Burning Rate는 회사가 한 달에 비용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Runway는 회사가 가진 현금으로 몇 달이나 버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표들과 관련하여 인건비, 개발비, 임대료 등 매달 기본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을 파악해두고, 이 중 통제 가능한 항목들을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② 영업이익률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매출액 × 100”으로 계산한다. 투자금, 상금, 지원금 등 영업 외 수익은 일시적인 자금이므로 이를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무제표를 볼 때는 영업외 이익을 포함한 당기순이익보다는 순수한 영업이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③ 부가세 납부율
앞서 설명했듯이 최근 몇 년간의 평균 부가세 납부율을 파악하고 있으면 부가세 납부에 수월하게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당 기간의 매출이 1억이고, 예상 납부율이 5%라면 납부 기한에 맞춰 500만 원을 준비해두면 된다.
④ 사업추진비/일반경비
월 비용을 사업추진비와 일반경비(법인 운영 및 근로자에 관련된 비용)로 나누어 모니터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사업 변동이나 근로자 변동과 같이 다양한 변수에 따른 비용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 참석자의 질문이 있었다.
질문자: 사업추진비와 일반경비를 구분해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엄재관 세무사: 공간 운영 사업을 하는 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회사 사무실의 임차료는 일반경비에 해당하지만, 회사가 사업을 운영하는 공간에 해당하는 임차료는 사업추진비에 해당한다. 이처럼 같은 명목이면서도 목적이 다른 비용을 구분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⑤ 근로자 1인당 소요비용
특히 인건비의 비중이 큰 업종의 경우에는 근로자와 관련된 비용을 세분화하여 파악해두는 것이 좋다.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비용은 보통 “급여+4대 보험 회사 부담분(급여의 10%)+기타 비용(복리후생비 등)”으로 계산한다.
비용 관리의 핵심은 돈이 어떻게 나가고 들어오는지, 왜 나가고 들어오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비용 관리의 구체적인 방법은 각 회사의 특성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엄재관 세무사는 “먼저 우리 회사에 어떤 비용 관리가 필요한지를 정의해보고, 그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리할지를 고민해보기”를 권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시킬 수도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세무사와 회계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언이라고 한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무언가를 개선하려면 측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엄재관 세무사가 비용 관리의 핵심을 “돈이 어떻게 나가고 들어오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감에 의존하는 방식은 명백한 한계를 드러낸다. 비용이 어디서 어떻게 나가는지를 디테일한 데이터로 측정할수록 비용을 보다 수월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상세 : blog.naver.com/riblog (블로그 내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