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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그라운드 Jan 03. 2020

[매니저십 201] 여성 중간관리자를 위한 협상력

여성 리더십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는 소셜벤처, 비영리기관 등 임팩트 조직의 실무 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기초 이론이라고 불리는 101을 넘어,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직무 기술과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서 고민할법한 이슈를 '비즈니스 201/ 매니저 십 201/ 조직문화 201' 세 가지 모듈로 나누어 다룹니다.



소셜 섹터의 중간 관리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협상을 하게 된다. 특히 여성 매니저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다양한 편견과 선입견을 마주하게 된다. 오늘 세미나에서는 효과적이고 전략적인 협상을 위해 주의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았다. 또한 여성 협상가들이 만나는 어려움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를 맡은 Malen Rix는 사람들이 건설적인 협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을 기점으로 전 세계를 다니며 작가, 고문, 교육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협상은 어디에나 있다

협상(Negotiation)이란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각각 다른 욕구, 소망, 필요를 가지고 있을 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시도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협상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난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여가시간에도 우리는 협상을 한다. 비즈니스에서는 거래를 성사시키고, 갈등을 해결하고, 미팅에서 결정을 내리기 위해 협상을 하게 된다. 


의견 차이를 해결하는 두 가지 방식

의견 차이가 있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식에는 2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식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내가 맞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맞고, 너는 틀리다’는 자세로 상대를 이기려고 한다면 합의를 이루기 어렵다. 이 방식으로는 어느 한쪽이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식은 '협상'이다. 앞서 말한 방식의 대안으로도 볼 수 있다. 협상은 논쟁이 아니며, ‘내가 맞다’는 자세를 갖는 것도 아니다. 협상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합의의 문제다. “나는 이런 의견이 있고, 너는 이런 의견이 있으니 우리 이쯤에서 합의를 보자” 하는 것이 협상이다. 이 차이를 기억해두는 것이 좋다. 협상은 더 쉽게 합의에 이를 수 있는 방식이다.


교토와 코펜하겐

Malene Rix의 경험에 따르면, 일본 교토에는 인도와 차도 할 것 없이 모든 곳에 자전거가 돌아다닌다. 이 광경은 얼핏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사람들은 문제없이 서로를 잘 피해 제 갈 길을 간다.



반면 코펜하겐에서는 엄격한 규칙에 따라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 내 라인을 침범해오기라도 하면 “여긴 내 라인이니까 비키세요” 하며 공격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Malene Rix는 코펜하겐의 이미지가 구식의 협상 방식을 보여준다고 했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직되고 완고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교토의 이미지는 대안적인 협상의 방법을 보여준다. 서로를 피해 가기 위해 우회해야 할 때도 있지만 결국 충돌 없이 각자 목표한 곳에 다다르게 된다는 것이다.


토의 #1: 일상에서 만나는 협상

Malene Rix는 다시 참석자들에게 물었다. “우리는 일상의 어떤 상황에서 협상을 하는가?” 공식적인 협상, 일상적인 협상을 모두 포함해 우리는 매일 얼마나 많은 협상을 하고 있는지 그룹 토의를 통해 알아보았다.

토의 후에는 그룹별로 이야기한 내용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석자는 “친구와 만나 어디 가서 뭘 먹을지 결정할 때 협상을 한다”라고 했다.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를 묻는 강사의 질문에는 “먼저 아이디어를 공유한 후에 투표를 하는 편”이라고 답했다.


투표에서 협상으로

Malene Rix는 조국 덴마크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덴마크 사람들은 언제나 민주적으로 투표하기를 좋아한다. 무슨 영화를 볼지, 무엇을 먹을지를 일상적으로 투표한다. 그런데 투표의 문제는 승자와 패자가 가려진다는 점인데, 바로 그 지점에서 협상이 시작된다. 



만약 7명 중 4명의 표로 영화를 보러 가기로 결정되었다면, 패배한 3명을 설득하기 위한 협상이 필요하다. “영화 끝나고 너희들이 먹고 싶은 거 먹으러 가면 어떨까?”와 같은 식으로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

회의실에서도 마찬가지다. 회의 중에 어떤 결정을 위해 투표를 할 수도 있지만, 패자들도 결정을 납득할 수 있도록 협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모두에게 동기부여를 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Yes와 No의 기준

관리자로서 ‘무엇을 협상할 수 있는지’와 ‘무엇을 협상할 수 없는지’를 구분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이걸 할 수 있을까요?” “이게 좋을 것 같은데요.” “저는 저걸 했으면 좋겠어요”와 같이 쇄도하는 요청과 의견들 가운데서 당신이 관리자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이 협상 가능한지’와 ‘무엇이 불가능한지’를 찾는 것이다. 동료들에게 “No”를 할 수도 있어야 하지만, 어디까지 “Yes”를 할 수 있는지 마음속에 경계를 정해두는 것이 좋다. 


토의 #2: 말해 Yes or No

위 내용을 바탕으로 그룹별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의 일에서 협상 가능한 “Yes”와 협상할 수 없는 “No”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 참석자는 “서로 의견 차이가 너무 클 때는 ‘No’를 할 수밖에 없다”라고 답했다. Malene Rix는 이런 상황에서는 적절한 타협안을 찾아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타협안을 찾기 위해서는 건설적인 협상을 해야 한다. 건설적인 협상은 곧 Win-Win Negotiation이라고 할 수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Interest-Based Bargaining(관심을 기반으로 한 협상)을 의미한다. 이는 “Yes”나 “No”의 이면에 있는 관심과 동기를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는 내가 희망하는 목표와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Malene Rix는 등대 그림을 그리며 설명을 이어갔다. 배가 등대를 보고 항해를 하듯 협상을 할 때는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늘 인지해야 한다. 이 협상에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내 흥미와 관심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알고 있다면 등대(목표)를 향해 일직선으로 갈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을 알지 못하면 오랜 시간 빙빙 돌아갈 수밖에 없다.


|막간을 이용한 Q&A

Malene Rix은 휴식 시간 동안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았고, 후반부 강의에 앞서 답변을 주었다. 참석자들의 실무적인 고민이 담긴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Q. 투표 후에 패배자를 동기 부여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가?

사실 투표 없이 처음부터 협상을 시작하는 게 좋다고 본다. 미팅에서 서로의 의견, 희망, 욕구가 다를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대를 인터뷰하는 것이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왜 원하는지를 질문하면서 그 배후에 있는 흥미와 관심을 알아내야 한다. 그런 다음 가능한 해결책들을 브레인스토밍하고 협상에 들어가면 된다. 시도해보면 투표 없이도 충분히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Q. 언제까지 협상을 계속해야 하며, 언제 포기해야 하는가? 적절한 타이밍이 있는가? 

협상의 과정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인내심과 유연함을 모두 갖출 필요가 있다. 협상에서 “No”를 만나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지만, 그 대신 ‘이제 협상이 시작되는구나, 시간 좀 걸리겠구나’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이 ‘Yes’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합의를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질문해보라.


Q. 상대방이 협상하려는 의지나 열정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상대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협상의 여지가 있을까요?” 상대가 “No”라고 한다면 다시 이 질문이 필요하다. “당신이 ‘Yes’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다시 말해 협상의 ‘기회’를 얻기 위한 협상을 하는 것이다.


Q. 상대가 프로 협상가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상대가 건설적인 프로 협상가일 때는 오히려 잘된 일이다. 그러나 상대가 구식의 프로 협상가일 때는 당신이 Interest-Based Bargaining의 방식으로 건설적인 협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전문적인 협상가와 협상할 때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에 대해 Yes 하고, 무엇에 대해 No 해야 하는가’를 철저하게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상대가 너무 빠르게 협상을 끌고 간다면, 생각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중간 휴식을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젠더 렌즈'와 여성 리더십

Malene Rix는 Q&A에 이어 젠더 이야기로 강의 후반부를 열었다. 젠더는 협상에서 아주 강력한 필터(안경 렌즈)로 작용한다. 협상은 흔히 남성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이와 같은 편견 때문에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은 저항을 받게 되며, 때로는 협상을 쉽게 포기하기도 한다. 


토의 #3: 젠더에 관련된 경험 및 대처 방안 

이번에는 젠더 이슈와 관련하여 아래의 질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눴다.

1. 어떤 상황에서 성적인 차별과 편견을 경험하는가?

2. 그것이 당신의 일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3. 당신은 어떤 전략으로 대처하는가?


그룹 토의를 통해 참석자 대부분이 성별에 따른 편견과 선입견을 경험한 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참석자는 젊은 여성으로서 중년의 남성과 대등하게 미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경험을 나누어 참석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메르켈의 전략

Malene Rix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에 메르켈은 ‘여성’ 총리로서 거론됐다. 사람들은 그녀의 의상, 헤어스타일, 가족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후 그녀는 ‘여성’ 메르켈보다는 ‘총리’ 메르켈이 되었다. 



여성으로서 편견을 만났을 때는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쪽으로 돌릴 필요가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당신의 ‘성별’에서 당신의 ‘경험, 역량, 직무, 직위, 성과’와 따위로 돌리게 하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질문을 통해 ‘여성 리더십’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Malene Rix에게 편견에 대응하는 또 다른 전략이 있는지 물었다. 질문과 Malene Rix의 답변을 아래에 소개한다.


Q. 뉴질랜드의 저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는 올해 3월 총기 테러 발생 후 희생자들의 가족을 안아주는 여성적인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여성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흥미로운 질문이다. 메르켈 총리와 아던 총리가 보여주는 리더십은 저마다의 강점이 있다. 아던 총리는 총기 테러에 대한 대응으로 ‘강경한 조치’와 ‘공감하는 리더십’을 함께 보여주었다. 여성적인 리더십은 전통적이고 마초적인 리더십에 비해 보다 쉽게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앞으로는 여성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본다. 이를 위해 여성들은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어야 하고, 특히 무엇에 “No”를 하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여성들도 “Yes”와 “No”를 확실히 표명할 필요가 있다. 


서로 돕고 지지하는 생태계

Malene Rix는 여성들이 “자신을 위해 야심을 가져도 괜찮아”라고 세상에 알려야 한다고 했다. 이제는 젊은 여성도 떳떳하게 “I want”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어떤 요구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이를 다른 이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를 위해서는 여성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여성들은 서로를 돕고, 야망을 가지고, 어떻게 다른 여성을 돕고 지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No” 할 수 있는 용기

Malene Rix는 강의를 마무리하며 나무 한 그루를 그렸다. 상사가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당신은 거절하고 싶지만 “No”라는 말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No”를 나무의 줄기라고 한다면, “Yes”는 나무의 뿌리다. “No”의 근원에는 언제나 “Yes”가 있다. 내가 과도한 일에 대해 “No” 할 때, 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Yes”하는 것이며, 건강을 지키는 것에 “Yes”하는 것이며, 자신을 존중하는 것에 “Yes”하는 것이다. Malene Rix는 “No” 해야 할 때, “No”가 가져올 “Yes”들을 생각한다고 했다.


Malene Rix의 강의를 통해 협상의 기술보다 먼저 마인드셋을 갖추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Interest)에 따라 스스로 협상의 목표와 “Yes or No”의 기준을 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깨달았다. 더 나아가서는 협상에서 상대방의 “Yes”를 듣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여성 협상가에 대한 Malene Rix의 애정과 열정, 그리고 지지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와 같은 노력이 계속해서 쌓일 때, 차별과 선입견이라는 거대한 벽은 조금씩 허물어질 수 있을 것이다.


* Malene Rix의 더 많은 이야기는 그녀의 웹사이트(링크)에서 확인해볼 수 있다.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상세 : blog.naver.com/riblog (블로그 내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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