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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이그라운드 Jan 15. 2020

[조직문화 201] 페이스북이 일하는 방식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는 소셜벤처, 비영리기관 등 임팩트 조직의 실무 역량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기초 이론이라고 불리는 101을 넘어, 실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직무 기술과 성장 단계에 있는 조직에서 고민할법한 이슈를 '비즈니스 201/ 매니저십 201/ 조직문화 201' 세 가지 모듈로 나누어 다룹니다.


이제는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매김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 이번 시간에는 페이스북의 철학과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연사로 나선 권은아 상무는 현재 페이스북 코리아에서 클라이언트 솔루션 매니저 팀을 이끌고 있다.


권은아 상무는 페이스북 문화의 핵심이 되는 다섯 가지 철학을 설명하고, 각각의 내용과 관련된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부터 한국 오피스의 이야기까지, 권은아 상무와 함께 ‘페이스북이 일하는 방식’을 파헤쳐본다.


생생한 현장이 담긴 영상 후기 보러가기https://www.youtube.com/watch?v=8G2rmayrkcA


|페이스북의 미션

하버드의 ‘너드(nerd)’들이 모여 시작한 페이스북은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월 24억 명의 사용자를 기록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멘로파크(Menlo Park)에 본사를 둔 페이스북은 현재 전 세계 70여 개 도시에 약 43,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최근 인스타그램의 약진과 함께 성장하면서 정규직 기준 70여 명 규모의 조직이 되었다.

 2017년 페이스북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미션을 수정했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To give people the power to build community and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사람들에게 커뮤니티를 만들고 세상을 가깝게 만들 수 있는 힘을 주자 


|페이스북의 다섯 가지 핵심 가치

페이스북의 모든 철학과 문화는 위의 미션에 따라 만들어졌다. 

권은아 상무는 페이스북의 철학과 문화의 근간이 되는 ‘다섯 가지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다섯 가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Build Social Values (사회적 가치를 만들라)
2. Move Fast (빠르게 움직이라)
3. Be Bold (담대하라)
4. Be Open (오픈하라)
5. Focus on Impact (임팩트에 집중하라)

어느 회사나 하는 이야기들일 수 있지만, 매일 일하는 환경에서 이 가치들을 얼마나 강조하고 개개인이 내재화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페이스북은 이 다섯 가지를 직급, 직무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강조한다. 


1. BUILD SOCIAL VALUES

권은아 상무는 입사했을 때부터 “이 회사는 돈 벌려고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었다고 한다. 그것도 무려 마크 주커버그의 입을 통해서다. 페이스북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회사의 미션에 따라 ‘커뮤니티를 만들고 세상을 더 가깝게’ 하는 데 기여할 의무가 있다. ‘나는 영업직이니까 돈만 잘 벌어오면 되겠지’ 하는 마인드는 페이스북에서 통하지 않는다. 모든 직무(Function)에 ‘커뮤니티 빌드업’이 과업(Task)으로 주어져 있으며, 비즈니스 임팩트가 아무리 커도 커뮤니티 구축이 빠져 있으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 철학은 회사의 채용에도 반영된다. 권은아 상무가 페이스북에 합류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회사가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페이스북이 권은아 상무를 선택한 이유도 그녀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와 회사의 미션이 연결됨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Q.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과 가치를 따라 모든 조직원이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첫 번째로, 조직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명확해야 한다. '더블하트'라는 육아용품 브랜드가 있다. 더블하트에서는 구순구개열 아이들을 위한 젖병을 생산한다. 수요가 얼마 되지도 않는 구순구개열 젖병을 꾸준히 생산하는 이유는 회사의 미션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뜻을 같이하는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적 가치에 민감한 세대다. 회사가 공식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밀레니얼 세대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영리적인 부분보다는 회사의 사회적 가치에 대해 더 고민해보셨으면 좋겠다.


2. MOVE FAST

페이스북은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개인에게 상당한 자율을 부여한다. 뭐 하나 하려고 할 때마다 계속 위로 올려서 결재받아야 하고, 그렇게 일이 지체되다 보면 이미 세상은 바뀌어 있다. 


회사가 작을 때는 빠르고 민첩하게 움직이지만, 성공을 맛본 후에는 느려지고 조심스러워지는 경우가 많다. 더 이상 실수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실수를 피하려다가 동시에 기회도 놓쳐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건설적인 실패를 권장한다. “실패해도 괜찮다”라고 말만 하고 책임은 고스란히 개인에게 돌린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말 실패해도 괜찮은 문화를 회사가 만들어놓아야 구성원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Q. 규모가 큰 조직에서 효과적으로 프로젝트를 리딩하는 방법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정보의 공유다. 페이스북은 워크 그룹(Work Group)에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와서 누구나 ‘어디서 무슨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대표와 신입 사원이 같은 선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굳이 시간을 들여 미팅을 잡을 필요도 없다. 소통은 거의 메신저로 한다. 커뮤니케이션 자체가 빠르고, 모두에게 정보가 공유되면 조직의 크기와 관계없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3. BE BOLD

위대한 성과는 과감한 행보에서 비롯된다. 급속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위험 부담(Risk-taking)’이 없는 일은 곧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페이스북에는 무엇이든 과감하게 실행하는 문화가 있다. 상부에 결제를 받을 일도 거의 없고,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는 메신저나 그룹에서 같이 할 사람을 모으고 그 사람들끼리 척척 진행한다. 페이스북의 리더는 팀원들을 컨트롤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팀원들의 고충(Pain Point)을 제거해주는 조력자(Helper)에 가깝다.


Q. 페이스북의 조직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어요.

조직 문화에 대한 내부 서베이에서 항상 최고의 평가를 받는 부분이 ‘자율성’이다. 페이스북에 합류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일 시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페이스북에서는 스스로가 자신의 강점을 찾아서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해야 한다. 자신이 설정한 목표만 달성했다면, 회사는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조직 구조는 상당히 슬림한 편이다. 레이어가 별로 없고, 중간 관리자도 거의 없다. 팀의 모든 구성원은 팀 매니저와 직접 소통한다. 그것도 ‘보고’보다는 ‘공유’의 개념에 가깝다. 피드백은 시니어만 주는 것이 아니다. 한국 문화에서 어려운 일이지만, 주니어도 시니어에게 피드백을 준다. 물론 조직이 굴러가려면 의사결정권자는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게 아니라, 조직원들의 피드백을 들어보고 결정한다는 것이다. 


4. BE OPEN

마크 주커버그는 매주 1시간씩 페이스북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 광장에 모인 직원들과 Q&A 시간을 갖는다. 그는 어떤 질문을 받던지 최대한 솔직하고 투명하게 답한다. 리더가 먼저 노력해야 열린 문화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온갖 좋은 말로 포장하지만 실제로 내부를 보면 제대로 되는 게 없는 조직이 있다. 페이스북은 리더부터 말하는 대로 실천한다. “개인이 더 많은 정보를 가질 때 더 좋은 결정을 내리고, 더 큰 임팩트를 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정보의 공유와 투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Q. 페이스북은 업무 진행 상황에 대한 소통을 얼마나 자주, 자세히 하나요?

업무 진행에 대한 모든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프로젝트와 관계없는 사람들도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다. 매니저들부터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에 신경을 많이 쓴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리더부터 움직여야 한다. 말로만 “수평, 수평” 하는 것과 실제 리더가 보여주는 것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5. FOCUS ON IMPACT

페이스북은 개인이 어떤 임팩트를 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인사 평가에서도 ‘무엇을 했는지(Task)’가 아니라 ‘무슨 임팩트를 냈는지(Impact)’를 본다.

페이스북의 채용은 '임팩트 하이어링(Impact Hiring)'이라고 불린다. 4~5명의 인터뷰어들은 각자 역할이 정해져 있다. 누구는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임팩트만 판단하고, 누구는 프로젝트에 대한 임팩트만 판단하는 식이다. 인터뷰어는 각자 맡은 부분에 대해서만 평가하고, 하이어링 매니저(Hiring Manager)는 이들의 판단을 퍼즐 조각처럼 모아 최종 결정을 한다.


Q. 페이스북의 성과 측정 방법과 보상 체계가 궁금합니다.

역할(Role)에 따라 평가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 팀(클라이언트 솔루션 매니저 팀)의 경우에는 정량적 평가가 40%, 정성적 평가가 60%다. 정량적 평가는 본인이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평가한다. 정성적 평가스토리텔링의 성격이 크지만, 명확한 평가의 근거가 있어야 한다.


1차적으로 각 팀의 매니저가 팀원들에 대한 평가를 마치면, 모든 매니저들이 모여서 하루 종일 토론을 한다. 이 자리에서 매니저들은 다른 팀의 평가 결과에 대해 챌린지를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주관적인 평가를 배제하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회사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 덕분에 “누구는 매니저에게 잘 보여서 평가 잘 받았다”는 뒷얘기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연봉은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책정된다. 매니저가 팀원들의 연봉을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10 Manager Behaviors

지금까지 살펴본 다섯 가지 가치를 매일 일상에서 적용하기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은아 상무는 매니저가 가져야 할 10가지 태도에 대해 설명했다.


1. Show Care: 매니저는 팀원들을 케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2. Strength Focused: 매니저는 팀원들이 자신들의 강점을 발견하고 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3. Feedback: 매니저는 팀원들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4. Recognition: 매니저는 팀원들의 성과에 대해 칭찬하고 인정해주어야 한다.

5. Clear Expectations: 매니저는 팀원들에 대해 명확한 기대 수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팀원 개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6.  Empower: 매니저는 팀원들에게 권한과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7. Communication: 매니저는 팀원들과 투명하게 소통해야 한다. 매니저들끼리만 비밀스럽게 소통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8.  Diversity & Inclusion: 매니저는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위해 힘써야 한다.

D&I는 조직의 퍼포먼스와도 직결되어 있다. 새로운 가치와 혁신은 다양한 문화가 마찰할 때 생겨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편견들을 제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이 노력이 채용 시스템에도 반영되어 있다. 페이스북의 리더급 채용에는 최종 후보에 반드시 여성 후보자가 포함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인위적으로라도 시스템을 만들어놓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9. Help: 매니저는 팀원들의 페인 포인트를 체크하고 돕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때로는 업무적인 부분을 넘어서 사적인 부분까지도 도울 수 있어야 한다. 

10. Collaboration: 매니저는 협업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페이스북은 직무가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기 때문에 동료들 간의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A 

Q. 수직적인 문화와 수평적인 문화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찾아야 할까요?

인간 개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가 있는 조직이면 될 것 같다. 수평적인 조직에도 위계는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리더가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다. 구성원들과 최대한의 정보를 공유하고, 피드백의 길을 열어놓는 것만 잘해도 조화로운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Q. 새로운 문화를 도입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이나 문제는 없을까요?

좋은 시스템이 생기면 악용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일단 “좋은 시스템은 잘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조직의 리더부터 확신이 있어야 한다. 앞서 말씀드린 “BE BOLD”의 정신을 기억하셨으면 좋겠다. 부작용은 없을까 주저하면 이미 늦다.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걸러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Q. 리더나 매니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는데, 반대로 사회 초년생이 갖췄으면 하는 태도나 마음가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밀레니얼 세대도 기성세대를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주니어들만 괴로운 것이 아니라 리더들도 괴롭다. 주니어들도 리더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보면 좋을 것 같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적인 팁을 드리자면, 사전에 리더와 명확한 기대 설정(Expectation Setting)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업무 시간 내에 할 일을 다 마치고 불필요한 야근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이번 분기에 이 정도의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대 수준을 설정하고 서로 맞춰가면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할 수 있다.

생생한 현장이 담긴 영상 후기 보러가기https://www.youtube.com/watch?v=8G2rmayrkcA


페이스북의 조직 문화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조직의 미션과 철학이 명확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암묵적으로 공유되는 문화를 넘어서, 조직이 추구하는 철학과 문화를 공식적으로 정리하고 명문화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권은아 상무는 강연 내내 리더십의 솔선수범을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문화라도 리더가 먼저 실천하지 않는다면 결코 조직에 뿌리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 오늘날의 조직 문화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CEO를 비롯한 리더들이 먼저 의식하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수평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건강한 사내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들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점이다.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상세  blog.naver.com/riblog (블로그 내 '소셜벤처 201 아카데미'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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