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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혁 Feb 08. 2023

인간관계의 물리학

관계관리는 언행의 관리다

  인간관계 관리는 언행(言行) 관리의 다름 아니다. 

  누군가와 살아간다는 건 그 사람의 몸이 아닌 언행과 살아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는 건 말이나 행동이지 몸이 아니란 말이다.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언행이 있는가 하면 차갑게 식게 하거나 활활 타오르게 하는 언행도 있다.

  눈으로는 볼 수는 없지만 관계(relationship)는 분명 힘(energy)을 가지고 있다. 사람을 끌어당기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한다. 심지어 대규모 집단을 움직이게 하기도 한다. 누구나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그렇고 주말마다 동호회 모임에 나가도록 하는 것도 다 관계의 힘이다.


  빛이나 소리처럼 물리적 실체는 없지만 관계도 구조나 패턴이 있다. 

  그렇다면 관계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만일 당신이 현미경으로 관계를 관찰한다면 상호작용(interaction)의 사슬들이 보일 것이다. 관계는 이 상호작용이 지속 반복되면서 만들어진다.

  상호작용이란 의도를 담은 행동(action)과 그에 대한 리액션(reaction)이다. 부정적 상호작용보다는 긍정적 상호작용이 많을 때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상호작용이 지속되다 보면 서로 익숙해질 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쌓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를 끊기가 어려운 이유다. 관계를 끊기 위해서는 관계가 가진 에너지만큼의 힘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구조(structure)가 된다. 건축물과 마찬가지로 안정적으로 오래가려면 균형이 중요하다. 누군가는 주기만 하고 상대는 받기만 해서는 안된다. 눈에 콩까지가 씌었을 때는 그마저도 좋게 보이지만 나중에 가서 불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계를 발전시켜 구조로 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 때문이다. 늘 그 자리에 있어 예측이 가능하다. 매운 게 당길 때 누구랑 갈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구조는 외부에 알려질수록 견고함이 더해진다. 내부의 결속력에다 관심이라고 하는 외부 에너지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구조가 공인(公印) 받고 그 안에서 새로운 혈연관계와 구조가 생기면 어지간해서 깨기 힘든 구조가 된다.

  구조가 주는 이득 보다 그로 인한 고통이 커질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구조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진다. 그게 아니라면 구조를 바꾸기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만만치 않다. 그만큼 구조는 강력하다.

  구조를 바꾸는 길은 구조를 깨거나 혁명을 일으키는 방법 밖에 없다. 뼈아픈 고통과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보다 고통스러운 일도 없다. 그 지경까지 가지 않으려면 관계의 재료인 상호작용에 신경 써야 한다. 상대와 주고받는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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