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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동혁 Jul 04. 2023

module 6 : 갈등의 엔진

악순환의 고리

 사람 둘 이상 모이면 갈등 또한 거기 머문다. 삶에서 갈등을 분리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런데 갈등을 생산적으로 관리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삶은 다르다.


 갈등 예방관리의 첫걸음은 갈등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중 갈등이 지속되는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이전 모듈의 ‘커피 한잔의 비극'에서처럼 갈등은 하나의 에피소드로부터 시작한다. 뒤이어 감정이 충돌하고 서로 대립하다 보면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고조된다. 주먹만 한 눈덩이가 눈밭을 몇 번 구르다 보면 짐 볼만큼 커져 있는 것처럼.


 그렇다면 갈등을 진행시키는 힘은 무엇일까.


 악순환의 고리다. 이 고리에 한 번 올라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힘들어진다. 부정적인 반응이 서로 대칭적으로, 상호보완적으로 진행되며 파괴적 에너지를 키우기 때문이다.


 악순환의 고리는 '인지-감정-반응(행동)-반복'으로 이루어진다.



1. 인지: A가 위협을 '인지'

2. 감정: A, 부정적 '감정' 발생(당혹감, 적개심, 서운함, 수치심, 모욕감 등)

3. 반응(행동): A, 감정에 의해 '반응(행동)’. 반응은 크게 도망(fly) 또는 공격(fight) 두 가지.

4. 반복: A의 부정적 반응 인지한 B의 부정적 감정이 올라오고 그에 따라 반응


이후로 A의 반응과 B의 반응이 대칭적으로 맞물리며 갈등은 고조된다. 그리고 상호보완적으로 춤을 추며 갈등은 커진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1. 시야가 좁아지고 고집스러워진다.

2. 분노, 서운함, 수치심 같은 부정적 감정이 증가한다.

3. 보복이 반복되고 상처가 증가한다.

4. 서로 자신은 희생자이고 상대가 문제 있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5. 자신의 부정적인 반응은 상대 때문인 것으로 합리화한다.

6. 상대에 대한 왜곡된 상을 갖게 되고, 상대 속성에서 문제 원인을 찾는다

7. 상대를 바꾸려 든다.

8.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된다(이러다 진짜 관계가 멀어지는 거 아냐...).


 갈등 초기에는 상대의 행동을 평가하지만 나중에 가서는 사람을 비난하게 된다. 거기까지 이르면 갈등 이전으로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든지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반응(행동)으로 가기 전 단계인 감정에서 쉼표를 찍어야 한다는 말이다. 실체가 모호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다루는 것이다.


 감정 다루기의 핵심은, 파괴적인 에너지로 충만한 감정을 꺼내보는 일이다. 글이나 말로 설명해 보는 것이다. 안에서는 강력하던 것도 밖으로 나오는 순간 힘을 잃는다. 좀 더 객관적, 중립적으로 된다는 말이다. 단 제삼자에게 심정을 털어놓을 땐, 갈등 상대에 대해서는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다. 갈등상황에서는 자신의 입장을 지지해 줄 지원군을 만들어 힘을 키우고 싶은 마음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편짜기가 되어 손쓸 수 없는 상황까지 갈등이 번져나갈 수 있다.


 뒤끝 남기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한바탕 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화란 대놓고 화내는 거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다 보면 문제의 핵심이 드러나고 서로 소중히 생각한다는 알게 되어 문제 해결의 지름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 직접 대립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계에서 그리 나쁜 건 아니다. 직접-대립의 패러독스라고 하며, 옥신각신 하는 커플이 의외로 오래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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