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
비슷한 시기에 네 종류의 식물을 들여왔다.
통풍과 햇빛이 많이 필요한 것들은 집에서,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버티는 다육식물은 회사에서 키우기로 했다.
팍팍한 일상에 지친다는 생각이 들 즈음 갑자기 정말 충동적으로 식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회사 근처 꽃집에서
사무실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로 주세요!
라고 해서 데려왔다. 사실 네 종류 중 하나는 장미허브다. 허브를 꼭 키우고 싶었는데 장미허브가 그나마 다육과여서 키우기 수월하다는 말을 듣고 냉큼 "이것도 같이 주세요" 라고 했다.
누구나 하나쯤은 있는 기억_
어릴 때 역시나 충동적으로 동네꽃집에서 선인장을 산 적이 있었다. (화분이 귀여웠었음) 무관심 속에 말라버렸다는 슬픈 기억이 있어서 지금껏 식물을 멀리하고 살아왔는데, 자발적으로 다시 찾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주변을 보니 직장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시기에 식물을 사는 것 같다. 사람은 역시나 비슷한 감정을 느끼면서 사나보다.
아무튼 이왕 키우기로 한거 꾸준한 관심을 주면서 관찰일지를 기록하기로 했다.
주말에 분갈이도 하고 물도 조금 주었다. 고작 그 뿐인데 벌써 꽤 자란 것 같다. (기분탓인가)
페페와 납작한 다육은 아무리 건조하고 팍팍한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지만 조금 미안해서 창가로 옮겨주었다. 내일부턴 햇빛을 좀 보렴..
가장 험한 환경에서 자라는 다육. 이틀 뒤면 물 주는 날이다. 척박한 곳에서 잘 자라주길
수국은 정말 예쁘지만 내가 사는 환경에서는 키우기 어려운 꽃이다.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다육들을 짊어지고 꽃집을 나섰다. 꽃 선물할 때 아니고서야 꽃집을 찾은 적은 거의 없었는데 내가 키울 식물을 찾기위해 들르니 또 다른 느낌이었다. 호시탐탐 퇴근길에 자주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