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만들기
좋은 기회가 생겨 사내에서 '가든하다' 의 테라리움 세트를 선물받게 되었다. 가든하다에서는 테라리움 시리즈를 My Wonderland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시리즈 중 우리는 "공룡시대"를 받게 되었다.
평소 가든하다의 온라인몰에서 눈여겨 보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도 어떤 테마의 테라리움을 살지 생각 중이었기 때문에 너무나 반갑고 고마운 선물이었다.
테라리움의 정확한 뜻은 밀폐된 유리그릇, 혹은 주둥이가 작은 유리병 안에서 작은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뜻한다. 영어로의 테라리움은 육생(陸生)의 작은 동물을 사육하는 동물 사육장을 뜻하지만, 원예 용어로는 보틀가든(bottle garden)이라고도 한다. 용기 안에 서너 종류의 식물을 옮겨심어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실내장식의 용도 등으로 쓰인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테라륨 [terrarium] (두산백과)
테라리움 세트를 받아 회사분들과 같이 하나씩 식물을 심어나갔다. 선인장 하나 하나 종이로 포장이 되어있고 흙들도 종류별로 화분 크기에 맞는 양이 개별 포장되어 있었다. 이미 정해져 있는 재료로 심는 것이라 마치 레고를 조립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레이아웃으로 심을까 하고 이리저리 해보았지만 막상 심으려고 하니 그런 것은 생각하지도 못하고 심는데 급급해졌다. (가드닝 초보자..) 그리고 생각보다 선인장들이 많아서 널찍하게 심지 못하고 오밀조밀 붙여서 꾹꾹 눌러심었는데 이래도 되는지 갸우뚱거리면서 결국 그렇게 심었다. (아직까진 괜찮은 것 같다.)
선인장들을 꾹꾹 심고 흙으로 덮어주었는데 다육들이 흙을 뒤집어써서 지저분하고 파뭍히고.. '뭔가 잘못되어간다...'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무리로 자갈을 깔아주니 선인장들이 바로 사악 살아났다. 마치 얼굴 밑에 까는 반사판 효과처럼!
자갈로 살살 마무리를 해 주고 나서 공룡 피규어를 적당하게 올려두었다. 그렇게 해서 아래와 같이 태라리움 '공룡시대' 가 완성되었다. 처음에 레이아웃을 어떻게 할까 배치를 어떻게 해야 비주얼이 좋아보일까 등등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며 고민을 했지만 결국 마구잡이 식으로 했는데 결과는 그럴듯했고 꽤 괜찮았다. 특히 자갈 효과가 큰 것 같았다. (초보 티가 나지 않아보였다.)
테라리움이나 가드닝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시도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딱 좋을 레벨인 것 같다. 간단한 레고를 보고 조립할 수 있는 수준이면 될 듯.
이런 테라리움 류는 작년 겨울에 뉴욕여행에 가서 처음 접했었는데, 그 당시에는 그저 '이런 것도 있구나, 방에 놓으면 예쁘겠다..' 정도의 얄팍한 생각과, 이런 식물을 지칭하는 용어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당시에는 이게 물을 주지 않아도 되는 관상용인지 잘 모르고 '물은 어떻게 주지? 실내에 두면 말라 죽을 것 같다' 등등 생각이 꼬리를 물어 크게 관심두지는 않았었는데, 다시 사진을 보며 돌이켜보니 인테리어 소품이나 관상용의 용도에 맞게 잘 구성해놓은 듯 했다.
작은 병에 들어있는 아기자기한 식물들부터 천장에 매달아 놓을 수 있는 유리볼 테라리움, 벽에 걸 수 있는 것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었다. 나는 특히 벽에 걸 수 있도록 만든 납작한 나무 단면에 난초? 파? 같이 생긴 식물이 마음에 들었었다. (다시 저 때로 돌아가서 하나 사고 싶은 느낌... 그래서 내 방에 걸어놓고 싶다..)
완성한 '공룡시대'는 사무실 창가에서 별탈없이 잘 크고(처음 상태 모습 그대로) 있다. 집에 두고 키울 테라리움을 하나 마련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다 심어놓으면 물을 정기적으로 줘야 한다거나 돌봐야 하는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테라리움 자체는 조금은 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반대로 식물에 자주 신경쓰기 힘들지만 무언가 키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혼자사는 사람이나 바쁜 직장인들) 처음 입문하기 딱 좋은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