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반려묘 이야기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말이 있다.
역사적으로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지만
올해 나에게도 크고 작은 사건이 생겼다.
그중 하나가
애써 구조한 고양이가 큰 병에 걸린 것이다.
몸이 약해 보였지만 기본적인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기에 마음을 놓고 입양자를 알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에게 본격적으로 이상 증상이 나타난 것은 구조하고 입양자가 나타났다는 기쁜 소식을 들은 날이었다.
어딘지 아파보이다가 갑자기 쓰러젔다.
밤늦게 동물병원 응급실로 몇 번을 데려가야 했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결국 약으로 하루하루 버텨야 하는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
두냥이를 혼자 키우며 절대 셋째까지는 감당 못한다고 스스로 다짐했고 중성화 후 입양처 없으면 최대한 빨리 원래 지내던 곳에 방사하는 것을 고려도 했었다.
하지만 그대로 방사하면 분명 얼마 못가 죽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결국 나는 그 아이를 셋째로 받아들였다.
혹 마지막 순간이 찾아와도 춥지 않고 외롭지 않게 가도록....
막내는 겨우 6개월 남짓한 아기 고양이이다.
녀석을 보며 그 운명을 원망하였고 눈물이 자주 났다.
‘어찌 이리 고운 아이가’라는 말이 절로 나왔지만 작고 작은 아기 고양이는 의외로 담담히 매일 독한 약을 뚝딱 삼켰고 나는 그 아이를 보며 절망보다 오히려 희안하게 삶의 희망과 의지를 보았다.
한 줌밖에 되지 않는 기력으로도 장난감으로 놀고 애교를 부리고 하루 두 번 쓰디쓴 약을 삼키며 최선을 다해 투병하고 있다.
그 아이에 집중되다 보니 다른 두 고양이도 이상 증세를 보였고 한 아이는 구강 문제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둘째 아이는 올해 2살 되었는데 구조 당시 아기로 엄마가 갑자기 죽어서 정서적으로 충격이 생겼는지 분리불안이 있었는데 최근 심해져서 따로 케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상황이 실제 가족이 아픈 것처럼 참으로 생활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하루 종일 손길이 필요한 아픈 고양이 세 마리 덕에 만성적 무기력에서 조금 벗어 날 수 있었다.
진통제를 먹고 자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몸이 아프지만 반대로 지독히 날 괴롭히던 무기력은 조금씩 사라졌다.
4월 내내 아픈 아기 고양이는 인생이 얼마나 짧고, 빛나고 소중한 순간인지 알려준 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 녀석이 내게 있는 시간 동안
그 맑고 단단한 눈으로 내게 말할 것이다.
“그러니까 당신도 살아,
아무렇지 않게 또 내일이 올 테니까.”
지독히도 잔인하고 지독히도 아름다운 이 계절에
녀석이 내게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