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위로를 받아 본 인간의 썰
가끔,
소리 내서 엉엉 울고 싶은 날이 있다.
참고 참는 날이 쌓이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날.
그날도
직장 사람들 앞에서 겨우 버티다 퇴근 한 날이었다.
TV 소리만 울리는
텅 빈 집에서 나도 모르게 한 참 울었다.
그러다 문득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아이가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소리 내서 엉엉 운 것이 아니라
눈물만 뚝 뚝, 콧물 훌쩍이며 흐느꼈는데
고양이는 눈이 커져서 나를 보다가 조용히 다가왔다.
평소엔 퇴근한 내가 밥만 주면
조용히 졸고 있을 시간인데
그날은 내 가까이 다가와 뚫어지게 내 얼굴을 한참 보았다.
그리고 눈물을 핥아 주었다!!!
첫째를 입양하고 초기여서 나는 고양이가 나의 표정을 읽고 있다고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저 큰 소리에 가끔 놀라는 구나라고
알던 시기였다.
사람인 내가 고양이에게 위로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색다른(?) 경험인지 받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낮게 흐느끼는 나를 지켜보고
눈물을 보자 까끌거리는 혓바닥으로 얼굴을 날름날름 거리는 녀석에게 웃음이 났다.
그 후로도 녀석은 내가 울 때마다 평소 집사에게 무관심한 모습을 뒤로하고 옆에 와서 앉아 있는다.
그럴 땐 어떤 어색한 위로의 말보다 훨씬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나의 몇몇 경험에 의하면
고양이는 같이 사는 인간의 감정, 특히 슬픔이나 기쁨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
물론 고양이마다 다를 수 있다.
적어도 내가 같이 지내는 아이들은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