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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은 Aug 05. 2021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직장인의 애환?

#야근야근야근



뭐? 또 야근이라고냥?



혼자 고양이들을 돌보지만,

자주 야근을 안 해도 되는 직장이라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야근이 없던 직장이라도

밤늦게 퇴근해야 하는 비상 상황은 늘 존재한다.


거기다 없던 출장도 생기기 마련이다.


1인 가구가 반려 동물을 기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아이들을 보살피기 힘들기 때문이다.


둘째를 구조하고 한참 서먹 서먹하던 때가 있었다.

아직 나를 경계하고 불안이 원래 있는 아이라 내가 하루 정도 외박해도 크게 나를 보고 싶어 하진 않을 것 같았다.


외박을 하고 온 다음날

문을 열고 짐을 내려놓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째는 나에게 붙어서 냥냥 거리며 잔소리와 애교를 부렸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둘째가 뛰어와 내가 있는 주변에서 숨어서 나를 지켜보았다(평소엔 퇴근하면 다른 방에 한참 숨었다가 나오던 시절이었다)


나름 내가 안 보이니 불안했던 걸까?

아이는 짐이 있는 구석에 숨어서 나를 빤히 보다가 내가 움직이면 후다닥 따라다니다 내 다리에 차일 뻔도 했다. ㅜㅜ


늦게 들어온 날이면 어김없이 씅질 내는 첫째.그러면서 옆에 꼭 붙어 계심 :)



직장인으로서 아이들을 돌보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 불가항력적인 야근과 회식 등인데 그럴 때 집에서 나만 기다리던 아이들이 눈에 밟혀 일이 손에 안 잡힌다.


가끔 일찍 들어가 봐야 하는 이유를

고양이 때문이라도 말하는 나를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직장 상사, 동료가 있다.


그래서 너무 솔직하게 말했나 후회하고

다음부턴 다른 핑계를 말해야지 생각한 적이

있다.

무엇보다 그런 시선에 기분이 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도 만약 고양이를 기르지 않았다면

그랬을 것이다.


집사 생활이 오래되니

나를 이해 못하는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의 여유와 융통성이  조금은 생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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