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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은 Feb 04. 2023

애써 담담한 2월 어느 날





하루살이를 부러워한 적이 있다.

하루살이는 죽어가는 것들을 바라보는 고통이 별로 없을 테니까.


SNS로 지인의 반려동물이 자기 별로 돌아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 아팠던 아이이다.



계절이 또 지난다.

이 계절도 ‘어느새 왔다’에서 ‘어느새 갔다’로 적힐 것이다.


꽃을 피우던 나무도 알고 보면 서서히

이별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단지 사라져 가는 이들의

짧은 의식일 뿐이다.

사라져 가는 과정에 한 점일 뿐이다.


무언가를 추억하는

나조차 지금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상태이다.


슬픔에 담담해지려는 노력을

애써 해야 하는 것이

나이 듦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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