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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정 Dec 15. 2019

<원주에서 함께, 혼자살기> 북토크 후기

원주에 다녀왔다. <원주에서 함께, 혼자살기>는 원주 무위당학교에서 기획한 1인 가구와 공동체에 대한 강연 시리즈다. 나는 <1인 가구와  살아갈 권리>라는 주제로 ‘혼자 살기 시작했습니다’ 북토크를 진행했다. 나기님, 조한진희님 뒤를 이은 세 번째 시간이자 마지막 시간이었다.

 


진행자 없이 혼자 2시간 동안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시간은 처음이어서, 조금 긴장되었다. 어떤 분들이 와주실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으실지 그리고 내가 어떤 생각을 전해드릴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다. 직장인의 2019년 마지막 연차를 써서 다녀온 원주행이었는데, 덕분에 따뜻한 응원을 받고 왔다.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와주셨고, 이야기에 하나하나 귀 기울여 들어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놓이고 편안했다. 책에도 가득 썼던 '서울에서 혼자 사는 여성으로서의 울분'을 눈 앞에서 공감해주시니 말하면서도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북토크 시간을 마무리하면서 Q&A 시간도 가졌는데, 궁금한 게 있어도 손을 잘 못 드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 포스트잇에 질문을 써주십사 했다. 하나하나 정성 들여 써주신 포스트잇을 살펴봤는데, 그중에는 선뜻 답하기 어려운 질문도 있었고 대답하면서도 신이 났던 질문도 있었다. 그중 몇 개를 소개해본다.   


Q. 여자 혼자 살면서 겪는 사회의 불의, 참아야 할 때가 많은데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요?

A. 불의를 못 참을 때도 아주 가끔 있지만, 주로 잘 참는 사람으로서 본격적인 해결책을 드릴 수 없어 아쉽습니다. 저의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적인 곳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불의를 참은 일, 참지 못한 일, 참지 않으려 했으나 속수무책 당한 일들을 모두 쓰기 시작하면 그 일이 저의 일만이 아니라 서울에서 혼자 사는 여성이 겪을 수 있는 일이 되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공감도 해주시고요. 그게 어렵더라도 주변 분들과 이야기 많이 나누시고 서로 공감과 위로를 받는 시간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Q. 크리스마스에는 뭐하실 건가요?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A. 이 날을 위해... 는 아니고 최근에 친구들과 마작을 배웠습니다. 마작의 가장 어려운 점은 마작의 룰을 외우는 게 아니라 4명의 인원을 모으는 건데요. 3명의 친구들과 수업료를 내고 3주간 마작을 배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마작 파티를 열고 싶어요. 부디... 친구들이 주문한 마작 세트가 그전에 도착하길. 


올해 1월 책이 나오고, 12월을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행복한 크리스마스, 연말 되세요.


+

@around_jun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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