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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나래 Aug 01. 2018

도시에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SNS가 관광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


모두가 사랑하는 도시, 파리

프랑스 파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관광 도시다.

모두가 가고 싶어 하고, 사시사철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파리에서는 정말 할 게 많다.


먼저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품을 소장한 미술관이 넘친다. 클래식한 관광코스인 루브르와 오르세, 퐁피두 센터, 오랑주리 미술관부터 한 작가에만 집중한 로댕 박물관이나 피카소 미술관, 모네 미술관도 있고

장식미술관, 유대 역사 미술관, 해양박물관 등 특정 주제에 좀 더 세분화된 미술관들도 있다.

미술관만 보다가 일주일이 다 간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곳이다.


또한 쇼핑의 천국이다. 명품부터 컨템퍼러리 브랜드까지 온갖 브랜드가 즐비하여 지갑을 열지 않기가 어렵다. 한국보다 저렴한 가격은 덤이다.


걷기만 해도 행복하다. 건축물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과거의 클래식한 아름다움이 그대로 보존된 수백 년은 된 건축물이 외관을 그대로 보존한 채 도시를 채우고 있다. 여기에 아름다운 성당, 조각상, 궁전이 더해진다.


음식은 또 어떠한가? 프렌치 요리의 명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사랑하는 프렌치 요리는 부담 없는 가정식부터 미슐랭 스타의 고급 레스토랑까지, 어디서 먹어도 강한 만족감을 준다. 

길거리에서 먹는 크루아상 하나, 마카롱 한 개, 커피 한 잔까지 맛있는 곳. 바로 파리다.


하지만 이러한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파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 물는다면

십중팔구는 에펠탑이라 말할 것이다.


에펠탑. 탑 아래에서 이 모습을 하염 없이 올려다 보았다.


파리 하면 에펠탑. 에펠탑 하면 파리.

평범한 사진에 에펠탑만 가져다 놔도 낭만이 흐르는 것 같은 마법.

나 역시 말로만 듣던 에펠탑을 두 눈으로 마주한 순간 '아, 내가 정말 파리에 있구나' 실감했었다.

남들처럼 에펠탑 앞에서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괜히 멍하니 바라보기도 했다.



도시에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압도적인 매력과 유명세. 필수 관광 코스.

그 앞에 선 사람 모두의 손에서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들게 하는 마력. 

우리 모두 에펠탑, 자금성, 동방명주, 트레비 분수, 빅 벤 앞에서 휴대폰을 들어 수 없이 인증사진을 찍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유명한 도시에는 랜드마크가 있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인해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랜드마크의 존재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 업데이트해 자랑할 수 있는 핫스팟이 여행 필수 요소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SNS에 자랑할 수 없는 여행지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의 신인류, 좋아요 중독자들은 SNS의 매력적인 사진을 보고 여행을 결정하고 그곳에서 사진을 찍어 만인에게 알리기를 원한다. 


결국 사람을 비행기에 타도록 만드는 것은 백 번의 말보다 한 장의 사진이다.




SNS가 관광 트렌드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트렌드에서 서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울 관광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중국인 관광객이다.

이런 중국인 관광객에게 과거에 경복궁은 크게 매력적이지 못했다고 한다. 규모나 화제성에서 경복궁을 압도하는 자금성을 가지고 있으니 경복궁이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다르다. SNS 때문이다. 경복궁에서 예쁜 한복을 입고 찍어 올리는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경복궁은 밀려드는 관광객들로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기존에 존재하던 (관광객 입장에서 다소 매력이 부족했던) 랜드마크에 한복을 결합함으로써

한국에 오게 만드는, 한국에 가면 꼭 해봐야 할 매력 자본이 된 것이다.


서울은 이런 매력자본을 또 어떤 것을 가지고 있을까?



도시와 전망대

여행을 가면 도시 전경을 바라보고 싶은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인 것 같다.

파리의 에펠탑과 개선문부터 뉴욕의 록펠러 센터, 도쿄의 롯폰기 힐즈 등 세계 유수의 도시에는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반드시 존재하며 그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말이다.

나부터도 새로운 도시에 가면 항상 도시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를 찾아다니곤 한다.



최근 서울의 핫한 전망대가 남산타워에서 롯데월드타워로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만한 것이 지난 2017년에 개장한 아직 따끈따끈한 롯데월드타워는 전망대 계의 슈퍼스타가 되기 위한 여러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무려 지상 123층, 555m 높이의 초고층빌딩으로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고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글로벌 레벨에서도 엄청나게 높은 초고층빌딩이다. 전망대 높이로만 치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고 한다. (2018년 7월 기준)

어마어마한 높이뿐만 아니라 한강 근처에 위치하여 강변을 가까이에서 조망할 수 있다. 게다가 발 밑이 훤히 보이는 유리 바닥까지 설치하여 전망대로서 힙한 요소는 다 갖추었으니 이 새로운 강자가 서울 전망대 계의 왕좌를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쉽다. 지상 123층 높이. 무려 세계 6위의 마천루임을 생각해봤을 때 더 핫해질 수 있는데 인기가 모자란 것 같다. 아직 마케팅이 덜 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도시에는 랜드마크가 필요하다. 파리의 에펠탑, 런던의 타워브릿지,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 싱가폴의 마리나 베이 샌즈,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말이다.

서울의 랜드마크는 무엇이 있을까? 남산타워? 경복궁? 숭례문? 롯데월드타워? 이 모든 것이 랜드마크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확실하게 어필되냐인 것 같다. 서울에도 에펠탑처럼 사람을 홀리는 매력이 있다면  더 사랑받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시민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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