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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루 Jun 11. 2018

네것도 네 것, 내것도 네 것

집사에게 베개라니 과분했지요



얼마 전 베개를 하나 샀다. 슈퍼싱글 침대에서 찐이와 둘이 자는데 잠자리에 예민한 나는 찐이가 조금만 내 자리를 파고 들어도 옆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편이다. 그때마다 큰 호텔식 베개를 옮기는데 이게 여긴 번거로운 게 아니라 작은 원통형 베개를 하나 구매했다.


아니나 다를까 직접 베보니 내 목에 꼭 맞는 게 가볍긴 또 얼마나 가벼운지 내가 뒤척이면 절로 따라와 목을 받쳐주는 게 목집사를 하나 둔 것 같은 편안함이라 마음에 쏙 들었는데.


하아, 부질없도다.




그래요, 집사주제에 베개라니. 사치도 이런 사치가 없었네요. 새 베개에 주인 행세라니 가당치도 않아서 뺏들려고 괜한 시도하다가 ‘야옹’, 혼만 났고요.




집사에게 어디 ‘내 것’이라 부를만한 게 있나요. 집도 사줘, 타워도 사줘, 숨숨집도 있건만. 안쓰면 그만인 것을. 취향에 안맞으면 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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