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국민 일보에 제 칼럼 ‘중년 여성의 알바생활’ 20화 ‘그들이 있는 자리’가 실렸습니다.
이번 칼럼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2월 경기도 화성시 도금 업체에서 회사 대표가 에어건으로 외국인 노동자의 항문에 에어건을 직접 쏴 그의 대장에 천공이 생겨 다치게 된 사건, 그리고 작년 8월 전남 나주 벽돌공장에서 한국인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벽돌 더미에 묶어 지게차로 들어 올려 공포에 질리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다친 것도 큰 문제이지만 이 사건들은 노동 현장에서 한국인들이 어떻게 외노자들을 비하하고 멸시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사람으로서 어떻게 같은 사람에게 그럴 수 있는지 화가 나게 하는 태도들입니다.
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 제일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약 8년 전 추석 때입니다. 강원도 시골에 있는 친척 집으로 명절 인사를 갔다가 친척의 며느리인 태국 여성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20대 초반인 그녀는 남자인 조카와 결혼을 해 2살짜리 아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말을 거의 못 했습니다. 남자인 조카가 태국 말을 잘한 것도 아닙니다.
저는 서로 말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결혼을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조카는 마누라가 예뻐서 결혼했다고는 했습니다. 50대인 친척은 시골에서 세탁 공장을 운영했는데 여러 호텔들을 고객으로 두어서 제법 큰 편이었습니다.
부탁을 해서 공장 구경을 갔습니다. 그런데 공장이 차도 들어가기가 힘든 산 중턱에 냄새가 심하게 나고 파리가 날아다니는 축사 옆에 있었습니다. 공장 2층에는 숙사도 있었습니다. 공장 문을 열자 뜨거운 열기와 시끄러운 기계 소리, 그리고 태국어가 밀려왔습니다. 공장 안에는 태국 남녀 5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는데 며느리와 요란하게 인사를 했습니다. 며느리는 그들은 모두 고향에서 데리고 왔다고 친척을 통해 말했습니다.
접근하기 힘든 산속에 공장이 있는 이유도 알게 되었죠. 모두 미등록 체류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속을 피하려는 방법이었죠. 그래서 집 근처 세탁 공장으로 알바를 나갔을 때 만난 동남아 남녀가 미등록 체류자인 걸 바로 눈치를 챌 수 있었습니다.
세탁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건 너무 힘이 듭니다. 공기가 좋지 않고 뜨거운 열기에 노출되고 기계 소음을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일하면 머리가 아프고 속이 매스꺼워집니다. 그런 곳에서는 한국인들이 일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제 책 ‘중년 여성의 품위 있는 알바 생활’에는 한국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새로운 경향에 대해 훨씬 많이 나와 있습니다. 국민일보 칼럼은 지면이 한정되어 있어 정말 일부밖에 싣지 못했어요.
돼지고기 포장 공장으로 알바를 간 적이 있었다. 식품 공장답게 위생에 철저해서 입구에서 하얀 가운을 입고 하얀 모자를 쓰고 신발에 하얀 커버를 씌웠다. 작업장으로 들어가자 서늘한 냉기가 밀려 들어왔다. 사방 벽은 산업용 냉장고로 가득 차 있었고 공간 가운데에는 도마가 여러 개 놓인 커다란 철재 탁자가 2개 놓여 있었다. 도마 옆으로는 다양한 모양과 크기의 칼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가운데 테이블 중 하나에 나를 포함한 중년 여성 10여 명이 둘러싸고 섰다. 다른 테이블에는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동남아 남녀들이 서 있었다. 옆 언니가 방글라데시 사람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런데 작업 지시를 하러 온 반장이 방글라데시 남자였다. 한국말로 유창하게 고기를 써는 법, 크기, 무게 등을 알려줬다. 이미 몇 번 온 한국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지시를 들었다. 끝나자 반장은 옆 테이블로 가 방글라데시어로 능숙하게 같은 지시를 했다. 다들 열심히 하려는 눈빛이었다.
점심시간에 방글라데시 여자와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한국말을 거의 못해서 우리는 손짓발짓을 했다. 반장과 같은 고향 출신이고 공장 근처에 있는 빌라 하나를 빌려 남자 여자가 따로 산다는 얘기였다. 주차장에 있는 차를 가리키며 뭐라고 손짓발짓했다. 자랑스러워하는 눈빛이었다. 나도 한국의 시골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같은 동네 출신이라고 들어서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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