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국민일보에 제 칼럼 '중년 여성의 알바 생활' 19화 ‘화장하는 아침’이 실렸습니다. 4년 전 제가 처음 공장 알바를 나가는 날 아침에 일하러 나온 중년 여성들이 거의 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나와서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저는 더러워져도 괜찮으라고 후줄근한 차림에 완전 생얼로 나갔는데 말입니다. 그날 크게 반성을 했어요.
‘다 늙은 나이에 예쁘게 하고 나가서 뭣에 써먹을라고?’라는 생각이 있었던 저는 집에서 편하게 입던 옷차림 그대로 쌩얼로 알바를 나갔거든요. 그런데 예쁘게 화장하고 나온 또래 여성들을 보면서 눈이 확 뜨였습니다. 예쁘고 의욕적으로 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장은 남들 보라고 하는 것도 있지만 나 보라고 하는 것도 있다는 걸.
물론 화장을 하려면 돈도 돈이지만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 신경을 써야 합니다. 나는 그 시간을 쓸데없는 낭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후줄근하니까 사는 것도 후줄근한 것 같더라고요. 사는 데 긴장을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공장이라지만 일하러 나가는데 긴장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공장 알바 나가는 날이면 화장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조금 예뻐 보이고 인생에 좀 더 긴장이 생겼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힙한 옷을 입는 것도 그렇더라고요. 가끔 이해하기 난해한 옷을 입거나 노출이 있는 옷을 입은 이들을 보게 됩니다. 전에는 ‘그냥 단정하게 입지’ 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변했습니다. ‘그래! 니 나이 때가 아니면 언제 그런 옷을 입어 보겠어? 마음껏 입어라’하고 속으로 응원합니다.
나중에는 사는 데 지쳐서, 의욕이 없어서, 무기력해져서, 하고 싶은 게 아무것도 없어서 옷 입는 거 따위에는 신경조차 쓰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으니까요. 예쁘게 입고 화장하는 게 ‘나는 이렇게 내 삶을 사랑한다’라는 표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저도 화장을 하고 공장 알바를 나갔기 때문에 오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삶에 긴장이 생기고 활력이 생겼습니다.
* 4년 전 처음 나간 아이돌 앨범 공장의 앨범 주인공 BTS가 오늘 컴백 공연을 하네요. 멋진 모습 기대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 링크를 따라가 주세요.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73723734&code=11171476&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