맙소사, 무통주사가 안된다구요?

2) 진진통 후 병원 입원하면 끝인 줄 알았는데

by 헤이미

준비한 출산가방도 2주만에야 챙겨서 갈 수 있었다.


출산 예정일보다 늦은 출산, 난생 처음 느껴보는 고통.


그게 뭐든 드디어 아기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밤 11시 40분.

차를 타고 이동했다.


10분의 이동 중에서도 몸을 뒤틀리며, 주차장에서도 3걸음 가다가 멈추며 그렇게 빨리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도착하니 간호사 선생님의 내진이 시작되었다.


"윽....."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아파요" 담담한 간호사 선생님의 말에 '그래, 이것만 참으면 드디어 10달 고생한 거 끝이다' 라고 생각했다.


정말 이상하게, 관장을 하고 링겔을 꽂았는데도 집에 있는 것보다 안아팠다.

안심을 해서인지, 긴장이 조금은 풀려서인지.


다시 시작된 내진 "자궁문 3cm 열렸어요"


그리고 담당 선생님께 콜하셨다.



"바로 가족분만실로 이동할게요"


떨리는 마음으로 이동한 곳에는 차가운 수술대가 아닌 침대와 쇼파가 있었고, 불을 꺼주신 덕분에 보다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시 시작된 차원이 다른 진진통.

'악....악.....'


그러자 간호사 선생님이 '마취과 선생님 오시고 계세요'


일요일 밤에 콜 받은 선생님들은 어떠실까라고 생각도 하기 전에 내가 살아야지 무슨...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마취과 선생님께서 오셔서 무통주사를 놔주셨고, 30분 뒤에야 효과가 난다는 말씀에 3시간 같은 30분을 견뎠다.


쏴한 느낌이 온몸을 통과하는 거 같았는데, 그제서야 조금 괜찮아졌다.


생얼로 누가봐도 잠에 들었다가 금방 깨서 오신 얼굴의 10달동안 본 나의 주치의 선생님이 달려오셨다.


베개에 얼굴을 파묻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나를 보시곤

"저 왔어요, 저 왔으니 안심하고 우리 애기 건강하게 만나요" 라고 하셨다.


진짜 나는 내 인생의 은인을 꼽자면 우리 주치의 선생님 top 3에 있을거다.


너무 지쳐 잠을 자고 싶지만 잠을 잘수 없는 고통으로 힘겹게 무통주사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새벽 3시가 되도 자궁문은 5cm에서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다시 내려오셔서 "우리 상황보고 촉진제나 수술할수도 있으니까 생각하고 계세요"라고 하셨다.


이제껏 고통 다 참았는데, 유도분만이라니... 제왕절개라니...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났다.


아기가 다 듣고 있다는 시어머니의 말씀이 떠올라 배를 쓰다듬으면서 '복동아, 우리 힘내서 같이 세상에 나와보자. 얼른 나오자. 조금만 힘내'


라고 한 그 순간 진짜 꼬르르륵 느낌과 함께 무언가 밑으로 내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내진 온 간호산 선생님 '흠.....' 하시곤 다시 가셨다.


아닌가...?


그러다 지쳐 잠깐 잠이 들었는데, 다시 무통빨이 끝났는지 너무 아파서 "선생님.... 선생님!!!!...."


이라고 불렀고 온 간호사 선생님께 "선생님 저 무통 한번만요..진짜 죽을거 같아요..."

라고 했지만 힘을 줄 수 없어 더 이상 놔줄 수 없다고 했다.


"아 진짜 너무 죽을거 같아요............." 골반 뼈 하나하나 분절되는 느낌이 이젠 가루가 되는 느낌이 들었다랄까...


그리곤 주치의선생님과 콜을 하더니 다행히 놔주셨다.


자궁문이 더 천천히 열릴거라 생각하셨나보다.


그리곤 다행이다. 하면서 1시간이 지났을까


또 다시 내진오셨구나하면서 내려놓고 눈을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분주한 소리들이 들렸다.



수술모자와 수술도구들이 들어오며 '뭐지..?' 하고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힘이 들어가면 힘주세요"

라는 간호사 선생님.


엥.....? 나 드디어 낳는거에요...?


밤 11시에 왔다가 아침 6시가 넘어서야 힘을 준다고오..?



일단 무통빨이긴한데 그 느낌이 있다.

진짜 개아프구나.

나 진짜 개아픈 상태구나.


그리곤 주치의 선생님이 내려오시고, 간호사 선생님들이 3분이나 더 들어오시고.


나는 힘을 주기 시작했다.


성인 여자 두명이 내 배 위에서 누르고, 밑에 의사 선생님은 후후 하고 나는 정신을 놓을 거 같고...


10개월동안 헬스한 나, 힘내라.


그리곤 "힘주지 마세요!! 후!!!!!' 라는 소리에 후...했더니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내 얼굴의 실핏줄은 다 터졌고, 남편은 내 배에 파묻혀 울고.


근데 선생님, 왜 아기를 저에게 안 안기시고 심각한 표정으로 데려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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