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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원 Aug 19. 2023

공모에 당선되는 극본쓰기 10

시즌 드라마의 캐릭터 빌딩을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함.

https://alook.so/posts/XBt3zEV

사실 오프닝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캐릭터를 어떻게 소개할까 하는 문제와 같다. 


오프닝에서 캐릭터를 얼마나 매력적으로, 공감가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당신이 쓰고자 하는 작품의 운명이 결정된다. 단막 드라마나 영화는 한두 개의 시퀀스로 캐릭터를 소개하지만, 미니 시리즈나 시즌형 드라마는 한 회에 걸쳐서 캐릭터를 소개한다. 


미국에서 시즌형 드라마의 경우 1회를 파일럿이라고 하는데, 미국 메인스트링 방송국에서는 파일럿 극본을 보고 제작 결정을 내리고, 완성된 파일럿을 보고 정규 편성을 확정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때문에 파일럿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파일럿에서 실패하면, 그다음에는 아무것도 없다. 


파일럿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바로 캐릭터이다. 


파일럿을 평가하는 사람들은 주인공 캐릭터가 100회 이상 이끌어갈 인물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물론 주인공이 만나는 사건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즌 드라마가 주로 의학물, 법정물, 형사물 등등인 것을 보면 소재는 일단 무궁무진한 것으로 친다. 


<하우스(House M.D>라는 미드가 있다. 2004년에 시작해서 2012년까지 총 8 시즌 173개의 에피소드를 방송한 레전드 메디컬 드라마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휴 로리가 맡았던 닥터 그레고리 하우스는 불멸의 캐릭터이다. 




<하우스>의 하이콘셉트는 '셜록 홈즈의 메디컬 버전'이다. 


(혹시 아직도 하이콘셉트의 개념을 모르고 있다면 다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당신이 만약 이런 하이콘셉트를 생각해 냈다면, 작가로서 그다음에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나는 수업 중에 멋진 하이콘셉트를 잡아놓고서는, 그 사실에만 취해 후속조치를 거의 하지 않은 학생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 어떤 학생은 뭔가 후속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아마 당신도 콘셉트는 그럴듯하게 잡을 줄 알지만, 그걸로 끝인 부류일 확률이 높다. 


내가 지난 강의에서 말했지만, 좋은 작품을 만나면 꼭 뜯어보고 재조립해 봐야 한다. 그게 바로 리버스 엔지니어링에 의한 작품 분석이다. 그리고 리버스 엔지니어링을 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원작자에 빙의를 해보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쇼어는 <하우스>의 하이콘셉트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을까?


<하우스>가 메디컬판 셜록 홈즈이니 일단 셜록 홈즈의 캐릭터를 가진 의사를 창조했을 것이다. 그리고 셜록 홈즈 짝꿍인 왓슨의 캐릭터도 만들어야 한다. 작가라면 보통 이 정도까지는 다 한다. 당신도 이 정도까지는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 있어야 한다. 


데이비드 쇼어는 셜록 홈즈를 메디컬로 끌어들이면서 단순히 캐릭터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그가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도 가져왔던 것이다. 


<하우스>의 로그라인을 생각하면 그 답은 쉽게 찾아진다. 


<하우스>의 로그라인은 의사 셜록 홈즈는 환자의 병을 추리로 찾아내 치료할 수 있을까?


로그라인의 핵심은 호기심이나 궁금함이 담겨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 싶다는 욕망을 자극해야 좋은 로그라인인 것이다. 근데 이 로그라인은 엄청 궁금하다. 어떻게 추리를 한다는 거지?


(아직도 로그라인으로 헤매고 있는 망생이들이 있다면 다시 공부하고 오길 바란다). 


추측건대, 크리에이터 데이비드 쇼어는 자신의 아이템인 <하우스>를 피칭하는 자리에서 셜록 홈즈처럼 까탈스러운 천재 의사가 환자들 병의 원인을 추리함으로써 환자들을 치료하는 스토리라고 했을 것이고, 그에 호기심을 대박 느낀 방송 관계자들로부터 파일럿 대본을 요구받았을 것이다. 그리고 끝내주는 파일럿 대본이 나오자 정규편성을 전제로 파일럿 제작을 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이에 데이비드 쇼어는 <유주얼 서스펙트>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을 데려다가 파일럿을 제작하기에 이르렀고, 그것이 장장 8년 동안 175개의 에피소드가 방영된 <하우스>의 시작이 되었다.  


<하우스>의 파일럿에는 100회 이상을 담보하는 닥터 하우스의 캐릭터와 스토리의 청사진이 들어있다. 


바로 <하우스>의 파일럿을 분석해 보도록 하자. 


(당부. 내 분석 글을 읽고 반드시 영상도 찾아서 보기 바란다. 가끔 댓글을 보면, '너무 설명을 잘해서 영상을 따로 안 봐도 될 것 같다는' 식의 내용들이 있다. 안다. 내가 설명을 잘한다는 것을. 그래도 정말 공부가 되려면 반드시 영상을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다시 내 글을 읽어야 한다. 그게 진정한 공부법이다).




화면이 열리면... 


다음은 얼룩소에서 읽어주세요. 일주일 동안 열심히 썼습니다. ㅎㅎ


https://alook.so/posts/XBt3z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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