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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내내 Nov 29. 2024

부잣집 할머니들은 코치를 든다.

절약의 요요를 피해야 해

이번에는 시드를 모으는 방법, 두 번째인 절약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아무리 부부가 대기업을 다니고 세후 1억씩 버는 가정이 수입이 많아도, 자녀 교육비와 일 년 두세 번의 해외여행비에 막상 노후 준비가 안 된 가정도 많다. 아무리 수입이 커도 소비가 크다면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유명 재테크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떠한 재테크든 1억까지 모으라는 말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 1억을 모으라는 근본적인 이유는, "절약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상 반포, 도곡, 청담 등 소위 말하는 부자동네로 출퇴근을 했다. 아침 10시 전에 타워팰리스 커피숍에는 모녀로 보이는 할머니와 딸 (혹은 며느리) 조합을 자주 본다. 며느리/딸로 보이는 분들은 몸에 명품이 많이 보인다. 패딩은 M클레어 기본이고, 신발은 C넬, G찌, P라다 등이다. H르메스 가방 역시 흔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코치 가방을 든 할머니들이 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 내 옆에 코치를 든 할머니가 앉아 계셨다


가족 행사에서 오랜만에 뵌 시이모님도 여김 없이 코치를 들고 계셨다. 궁금한 마음에, "이모님, 가방 너무 예뻐요~"라고. 그랬더니, "며느리가 안 쓴다길래 내가 들고 다닌다."였다. 아들들을 SKY출신의 전문직으로 만들고, 이미 서울의 아파트 몇 채를 증여해 주신 이모님도 코치를 드는 이유가 '며느리가 안 들길래, ' 그 가방을 든다니?


이 분들의 삶은 절약이 일상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렇듯이, 부모가 아껴서 자식들을 주는 건 인류의 보편적 사고방식이다. 당신의 옷 살 돈을 아껴서, 우리 애들은 좋은 브랜드 패딩을 사주는 것. 그렇게 가난한 부모가 아껴서, 좋은 환경에서 자란 지금의 30대는 절약의 방법보다 소비의 방법을 더 잘 알게 됐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되기 전에는 다른 부자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지금은 새로운 소비 세계를 쉽게 볼 수 있다. 매 달 받는 손톱관리, 나만의 해외 여행지, 파인 다이닝, 최근에는 신축아파트까지! 정말로 돈을 쓰려고 작정하면 끝없이 쓸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서민으로 태어나, 어느 정도의 '자산'을 만들려면 소비와 거리 두기를 우선 시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돈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1억을 모으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절약 습관을 챙기지 않으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소득이 커도 소비가 크면 마이너스가 되니깐.


나도 성인이 되고 절약정신을 전혀 몰랐을 적이 있다. 취업 후 통장에 큰 금액이 뚝뚝 찍히는 것을 보고, 생각 없이 해외여행을 가고 쇼핑을 즐겨하던 시절. 아이를 낳고도 매 해 한 두 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책과 교구를 세트로다가 턱턱 샀던 지난 삶이 있었다.


이런 고질적인 나쁜 소비 습관은 아직도 내면 어딘가에 남아있다. 새로운 빵집을 간다거나, 새로운 곳에 가면 무의식적으로 총금액 생각도 없이 왕창 사 오는 나쁜 습관이다. (어제도 대전 성심당 갔다가 빵만 6만 원어치를 샀음...)

주변 사람들에게 왕창왕창 선물했는데도 남아서, 아침저녁으로 빵을 먹었음. 결국 피부 트러블 엔딩


이렇게 충동적인 소비 뒤에는 항상 후회가 뒤따른다. '절약은 좋지만, 궁상은 피하자'라는 마인드지만, 생각 없이 빵값에만 6만 원이라니? 그 지금 갖고 있는 주식 4개를 더 살 수 있는 가격인데!! 라며 후회한다. 이런 후회를 바탕으로, 다음 빵집에 가면 생각은 하고 빵 집게를 움직이겠지.


매 번 가던 해외여행을 줄이고, 전집교구를 안 사도 마음이 든든해질 때가 온다. 바로 내 월급보다 자산이 일을 한다는 사실을 경험했을 때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면 전집이나 해외여행 갈 돈이 주식에 투자할 시드를 모으게 된다. 아파트 등기를 쳤다면 상급지를 위한 돈을 또 모으게 된다. 


이렇게 다들 돈을 쓰는 재미보다, 돈을 모으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생선을 허공에 놓고 먹던 자린고비도 사실 돈을 모으는 재미를 깨닫고 그런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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