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약의 요요를 피해야 해
이번에는 시드를 모으는 방법, 두 번째인 절약에 대하여 이야기해보자. 아무리 부부가 대기업을 다니고 세후 1억씩 버는 가정이 수입이 많아도, 자녀 교육비와 일 년 두세 번의 해외여행비에 막상 노후 준비가 안 된 가정도 많다. 아무리 수입이 커도 소비가 크다면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 유명 재테크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떠한 재테크든 1억까지 모으라는 말을 한다. 개인적으로 이 1억을 모으라는 근본적인 이유는, "절약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직업상 반포, 도곡, 청담 등 소위 말하는 부자동네로 출퇴근을 했다. 아침 10시 전에 타워팰리스 커피숍에는 모녀로 보이는 할머니와 딸 (혹은 며느리) 조합을 자주 본다. 며느리/딸로 보이는 분들은 몸에 명품이 많이 보인다. 패딩은 M클레어 기본이고, 신발은 C넬, G찌, P라다 등이다. H르메스 가방 역시 흔하게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는 코치 가방을 든 할머니들이 있다.
가족 행사에서 오랜만에 뵌 시이모님도 여김 없이 코치를 들고 계셨다. 궁금한 마음에, "이모님, 가방 너무 예뻐요~"라고. 그랬더니, "며느리가 안 쓴다길래 내가 들고 다닌다."였다. 아들들을 SKY출신의 전문직으로 만들고, 이미 서울의 아파트 몇 채를 증여해 주신 이모님도 코치를 드는 이유가 '며느리가 안 들길래, ' 그 가방을 든다니?
이 분들의 삶은 절약이 일상이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그렇듯이, 부모가 아껴서 자식들을 주는 건 인류의 보편적 사고방식이다. 당신의 옷 살 돈을 아껴서, 우리 애들은 좋은 브랜드 패딩을 사주는 것. 그렇게 가난한 부모가 아껴서, 좋은 환경에서 자란 지금의 30대는 절약의 방법보다 소비의 방법을 더 잘 알게 됐다.
소셜 미디어가 발달되기 전에는 다른 부자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지금은 새로운 소비 세계를 쉽게 볼 수 있다. 매 달 받는 손톱관리, 나만의 해외 여행지, 파인 다이닝, 최근에는 신축아파트까지! 정말로 돈을 쓰려고 작정하면 끝없이 쓸 수 있는 시대이다.
하지만 서민으로 태어나, 어느 정도의 '자산'을 만들려면 소비와 거리 두기를 우선 시 해야 한다. 그래야 그 돈으로 "투자"를 할 수 있다. 1억을 모으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기는 절약 습관을 챙기지 않으면 절대 돈을 모을 수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소득이 커도 소비가 크면 마이너스가 되니깐.
나도 성인이 되고 절약정신을 전혀 몰랐을 적이 있다. 취업 후 통장에 큰 금액이 뚝뚝 찍히는 것을 보고, 생각 없이 해외여행을 가고 쇼핑을 즐겨하던 시절. 아이를 낳고도 매 해 한 두 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왔고, 책과 교구를 세트로다가 턱턱 샀던 지난 삶이 있었다.
이런 고질적인 나쁜 소비 습관은 아직도 내면 어딘가에 남아있다. 새로운 빵집을 간다거나, 새로운 곳에 가면 무의식적으로 총금액 생각도 없이 왕창 사 오는 나쁜 습관이다. (어제도 대전 성심당 갔다가 빵만 6만 원어치를 샀음...)
이렇게 충동적인 소비 뒤에는 항상 후회가 뒤따른다. '절약은 좋지만, 궁상은 피하자'라는 마인드지만, 생각 없이 빵값에만 6만 원이라니? 그 지금 갖고 있는 주식 4개를 더 살 수 있는 가격인데!! 라며 후회한다. 이런 후회를 바탕으로, 다음 빵집에 가면 생각은 하고 빵 집게를 움직이겠지.
매 번 가던 해외여행을 줄이고, 전집교구를 안 사도 마음이 든든해질 때가 온다. 바로 내 월급보다 자산이 일을 한다는 사실을 경험했을 때이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면 전집이나 해외여행 갈 돈이 주식에 투자할 시드를 모으게 된다. 아파트 등기를 쳤다면 상급지를 위한 돈을 또 모으게 된다.
이렇게 다들 돈을 쓰는 재미보다, 돈을 모으는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생선을 허공에 놓고 먹던 자린고비도 사실 돈을 모으는 재미를 깨닫고 그런 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