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일
내가 원하는 삶이란 무엇일까요? 제가 가장 부러운 사람은 돈 많은 사람일까요? (사고 싶은 게 있을 때는 부러워지기는 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 저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일까요? 역시 아닙니다. 제가 제일 부러운 사람은 바로, 자기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는 삶. 이런 삶을 가장 부러워해요. 생각만 해도 너무 부럽네요.
저는 현재 공공기관에 다니는 직장인입니다. 보통 직장인처럼 8시간을 일합니다. 일하는 8시간은 잠자는 시간보다 길고, 퇴근 후 쉬는 시간보다도 깁니다. 삶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이 시간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정신없이 바쁘더라도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으면 좋겠고요. 그리고 즐거움과 자부심이 지속적이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저는 직장생활에서 이런 부분은 발견하지 못한 거 같아요. 일하고 있으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그 일에 방법이나 절차를 이해 못 한 것은 아니에요. 다만, 내가 이 일을 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자신에게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때, 저는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행복, 자부심, 이런 것들에 대한 지속. 이 세 가지 중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저는 일할 때는 누구보다 집중해서 일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그래야 시간이 빨리 가니까요. 반면 경직된 상태로 계속 일해서 그런지, 짧은 시간에 몸이 안 좋아지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스스로 미련해 보이기도 해요.
그런 생각도 들어요. 몸 관리를 잘못해서 그런 거라고요. 처음에는 이런저런 잡일도 하게 되는 총무 직무, 매번 반복되는 절차 속에 진행되는 계약 직무도 재밌게 느껴졌어요. 그런데 몸이 상하고, 마음도 상하면서 더는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공공기관이라는 곳이 내가 원하는 직무보다는 끼워 맞춰져서 일을 해야 하니 저랑 잘 안 맞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자율성이 부족한 점도 안 맞는 부분인 거 같아요. 돌고 돌아 처음 취준생 때 질문을 하게 됩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 즐거울까?’
평생 이것에 대한 정답이 나오기는 할까요? 처음부터 안정성만 바라보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건 아닌지 조금은 후회가 됩니다. 누군가는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죠. 제 직업이 목표일 수도 있으니까요. 맞습니다. 한때는 제 목표이기도 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노력해서 들어왔고요. 각자의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바라보는 눈이 달라서이지 않을까요?
<나는 반딧불>을 부른 황가람 가수님이 유퀴즈에 나왔습니다. 20살에 처음 서울로 올라와 고생한 과거의 황가람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오래 걸리니까, 한 번 만에 잘되려고 하지 말고. 가치 있는 일은 빨리 되는 게 아니니까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누구나 아는 가수가 되기 위해 고생한 시간이 너무 힘들었지만, 저는 부럽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서 20년 동안 한 곳을 바라볼 수 있었으니까요.
원하는 삶을 계속 찾아보겠습니다. 많이 공부하고 주변도 살펴보려고요. 저와 같은 고민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가치 있는 일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