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막내

정 없는 콩콩이

by 한별

5살은 유치원에 가야 할까?

내가 사는 동네는 유치원에 들어가기 어렵다. 콩콩이 나이대인 만 3세는 54명 정원에 300명이 넘게 지원했다고 한다. 영어 유치원, 사립 유치원처럼 비싼 유치원에 지원한 거 아니냐고? 일단 콩콩이 사교육비로 많은 돈을 쓸 여유가 없다. 나는 어렸을 때는 모국어 잘 배워야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진다고 믿는 사람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동네에는 비싼 유치원이 있을 수 없는 동네다. 새롭게 아파트가 많이 지어진 동네다 보니, 아이들이 많아진 것뿐.

이 동네는 다자녀도 유치원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말에 일찌감치 7세 어린이집에 보냈다. 그곳에서 7살까지 다니고 초등학교에 간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적응을 잘하고 선생님, 어린이집에 큰 불만이 없었기에 그렇게 7세까지 다니게 될 줄 알았다.

유치원을 ‘안’ 보내는 것보다 ‘못’ 보내는 것이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것 같아, 한 번 지원은 해보자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예비 2번을 받더니, 2월이 되자 입학 통지 전화가 왔다. 합격한 유치원은 현재 직장에서 걸어서 1분 거리. 직장 유치원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거리가 가깝다. 아내가 유치원에 대해 알아보니 교육 프로그램이 좋다고 했다. 다만, 유치원이 너무 학교 같아, 분위기 때문에 걱정이라고 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사이에서 계속 고민했다. 콩콩이가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유치원 패턴에 나와 아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어린이집 원장 선생님, 담임 선생님이 콩콩이를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것을 알기에, 어린이집을 떠나는 것에 대해 아쉬움도 컸다.

콩콩이의 마음은 어떨까? 유치원에 가고 싶을까? 궁금했다. 콩콩이에게 물었다.

“콩콩아, 유치원에 가면 지금 어린이집에 있는 선생님이랑 친구들 못 만나는데 괜찮아?”

콩콩이는 대답한다.

“새로운 유치원에서 새로운 선생님 만나고, 친구들 사귀면 되지.”

가차 없다. 유치원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 같다. 한편으로는 누굴 닮았길래 저렇게 정이 없을까?라고 생각했다. 친구들과 연락도 자주 안 하는 나를 닮은 것 같긴 하다. 당장 유치원이 문제가 아니다. 아빠를 닮은 콩콩이 앞날이 걱정이다.

유치원에 가야 언니가 된다고 생각하는 콩콩이. 오늘도 콩콩이는 유치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어린이집을 그동안 잘 다니고 있었기에, 유치원을 보내는 게 혹시나 부모의 욕심은 아닐까 걱정했다. 우리 효녀 콩콩이는 그런 걱정을 싹 없애줬다. 어린이집 계속 다니라고 하면 어린이집 가방 메고 혼자 걸어서 유치원으로 갈 기세다.

혼자 밥도 잘 먹지도 못하고, 양치도 혼자 못해서 아빠가 봤을 땐 전혀 언니 아니고 아기지만(이렇게 얘기하면 콩콩이는 노발대발한다.) 앞으로도 우리 콩콩이, 자기 앞날을 스스로 결정할 줄 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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