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며
퇴사를 하고 난 뒤,
약 두 달 동안은
병원에 가는 일이 아니면
거실 소파에만 붙어 있었습니다.
70도쯤 기대앉아 있던 소파.
늘 앉던 자리는 점점 움푹 파여 가고,
넷플릭스 새 시리즈들을 줄줄이 섭렵하다 보니
더 이상 볼 만한 것도 없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귀에 박힌 바이올린 한 곡이
‘언젠가는 평생 즐길 수 있는 악기를 배워 봐야지’
하던 오래된 다짐을 꺼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를 소파에서 한 발짝 움직이게 했습니다.
Eldbjørg Hemsing이 연주한
<Vårsøg>이라는 곡을 듣고 또 들었습니다.
‘봄을 기다림’이라는 뜻의 이 노르웨이 민요는
긴 겨울 끝에 찾아오는
희망과 생명의 회복을 노래합니다.
수많은 곡들 중에서
내 마음이 꼭 이 곡을 찾아낸 듯했습니다.
신기하게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