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2줄 쓰기 :: 학자금

20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by HEY리무
학자금 대출 내역, 이용 내역이 없습니다.


스무살, 찬란한 인생의 시작을 함께 한 학자금 대출. 드디어 어제부로 모두 상환했다. 20대 때 잘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학자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공립대에 입학한 것이다.


한창 자유전공이 유행하던 시절, 신문방송학이나 언론정보학을 공부하고 싶은데 그런 과들은 너무 경쟁이 세서 서울의 한 대학교의 자유전공 학과를 지원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고, 다른 학교 법학과에 합격해 학자금을 그 곳에 내버렸다. 그러다 자유전공학과 쪽에서 추가합격이 떴고, 엄마아빠에게 자유전공하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그냥 학자금이 더 싼 이 학교에 가라고 하셨다. 사실 추가합격의 경우, 학자금을 빨리 납부해야 합격처리다 되는데, 이미 다른 학교로 학자금 대출을 받은 터라 진짜 여윳돈으로 자유전공 쪽에 학자금을 내지 않는 이상, 다음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가게 되는 시스템이었다. 한 학기 학자금도 당장 내지 못하는 상황이 참 원망스러웠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내 모교에 입학해 다닌 게 진짜 잘한 일 같다.


학교마다 그리고 과마다 장학금을 주는 제도가 조금씩 다른데, 우리 학교 우리 과는 장학금을 진짜 잘 줬다. 1학년 때였나 2학년 때였나 잘 기억나진 않는데 과에서 4등을 한 적이 있다. 우리 과가 거의 7~80명 됐는데, 꽤 잘한 편이었다.(ㅋㅋ) 과에서 4등을 하면, 장학금으로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우리 과는 4등까지 전액 장학금이었다!! 보통 다 이렇게 후하게 장학금을 주는 줄 알았는데, 과에서 1등을 해도 전액 장학금을 주지 않는 학교도 많다고 한다. 여하튼 그래서 나는 8학기 학자금을 다 대출받아야 했는데, 운 좋게도 7학기만 대출해도 됐다. 나중에는 영어 성적까지 있어야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는데, 그 후에는 4등은 커녕 순위권 밖으로 밀려 나가 아쉽지도 않았다.


국가장학금 제도도 생겨서 몇 번 장학금도 받았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우리 학교 자체가 학자금이 비싼 편이 아니어서 미친듯이 많은 액수의 학자금 대출이 있던 건 아니다. 그러나 다 갚고나니 학자금만 아니었어도 저만큼의 돈을 수중에 쥐고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살짝 밀려온다.


20대의 끝자락에 선 지금에서야 마이너스 인생에서 겨우겨우 제로베이스가 되었다. 인생은 30부터라는 말을 진저 실감하게 된다. 잘 돌아 돌아 출발선에 다시 섰다. 이제는 두 배 세 배, 아니 제곱의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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