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People of town)-7

7. 토박이 Bird 가의 제프

by 헤이씨드

그 따뜻한 노란 문을 지나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색깔의 사람이 있다. 바로 제프다. 벡스 가족이 새로운 희망과 긍정의 얼굴이라면, 제프는 이 마을의 뿌리 같은 존재다.


내가 사는 이곳 바이킹에서 ‘버드가’라는 성은 특별하다. 제프의 할아버지 때부터 시작된 작은 건축 사무소가 세대를 이어 이 마을에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집 외벽 공사부터 지붕 수리, 인테리어까지 맡아온 버드 가는 어느새 바이킹 건축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버드가 성이면 뿌리 있는 집안”이라 말한다.


제프는 바로 그 2대째를 이끌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겉으로는 큰 티를 내지 않는다. 키도 크지 않고, 성격도 소박해서 동네 어디서나 편하게 인사할 수 있는 이웃 같은 모습이다. 그런데 막상 대화를 나누면, 마을과 가족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난다.


재미있는 건, 우리가 렌트를 옮길 때마다, 또 마지막으로 집을 샀을 때도 제프는 이미 그 집들을 다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아, 거기 우리 회사에서 손봤던 집이야”라며 웃던 그의 모습은, 이 마을의 역사가 그와 그의 가족의 손길로 얽혀 있다는 걸 보여줬다. 그 말만으로도 왠지 든든했다.


알고 보니 제프는 마을 주니어 하키팀의 코치였다. 아이들이 그를 따르는 모습은 진심이었다. 매년 새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자녀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마을 누군가가 쿠키를 판다고 글을 올리면 아내를 태그 하며 “이거 좀 사자”라고 공개적으로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가정적인 따뜻함도 느껴졌다. 일에서는 묵묵하고, 집에서는 다정한 가장이었다.


최근 제프는 버드가 건축에서 나와 독립 회사를 세웠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말한다. “바이킹에서 버드가를 모르면 살 수 없다”라고. 그만큼 그의 이름은 이 마을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제프와 나눈 인사와 소소한 대화들,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집마다 그의 손길이 닿아 있었다는 사실은 내게 토박이의 무게를 보여준다. 묵묵히, 그러나 따뜻하게 이 마을을 지켜온 사람. 제프는 내게 ‘바이킹의 살아 있는 연대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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