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 (People of Town)-6

6. 노란 문의 벡스 가족

by 헤이씨드


내가 집을 사기 전에 먼저 이 마을로 이사 온 가족이 있었다.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띄던 노란색 현관문, 그 집이 바로 벡스 가족의 보금자리였다. 노란색으로 칠한 문은 그 집을 상징하는 깃발 같았다. 밝고 환한 빛처럼, 그들의 삶을 보여주는 색이었다.


이 집에는 한 아이가 살고 있다. 두 명의 여자 부부가 정자 기증을 통해 얻은 소중한 아이, 바로 벡스다. 아이가 태어난 뒤 가족은 현관문을 노랗게 칠했다고 한다. 새로운 삶의 시작을 환하게 기념하는 표시였다.


종종 마주칠 때면 벡스네 가족은 늘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고, “한국 음식 너무 맛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우리 집에 장난감이 많으니 아이랑 놀러 오라”고 초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로의 아이 낮잠 시간이 맞지 않아 번번이 무산되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집 앞마당에서 바비큐와 캠프파이어를 한다며 우리 가족을 불러 주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어색했지만, 아이들 이야기를 나누고 이 타운에 오게 된 사연을 들으며 조금씩 분위기가 풀렸다.


그들은 라스베이거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했다. 그리고 아이를 갖기로 결심한 뒤 새로운 터전을 찾던 중, 학교도 있고 뿌리가 깊은 마을이라는 점에서 바이킹을 선택했다고 한다.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며 긍정적인 기운을 잃지 않았다.


내가 이사를 가야 한다고 말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여기서 일자리를 구하면 되잖아. 타운 오피스가 분명 널 필요로 할 거야. 아니면 한국 음식 식당을 열어도 좋고! 이 마을에 꼭 필요한 사람이야”라며 큰 소리로 응원해 주었다. 그렇게 긍정적인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그때 나는 새삼 알게 되었다.


또 내가 아이가 워낙 샤이해서 데이케어에 보내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을 때, 벡스 엄마는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걱정 마. 벡스가 지켜줄 거야.” 그 말이 얼마나 든든했는지 모른다. 작은 배려 속에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노란 문처럼 환하고 따뜻한 벡스 가족. 그들은 나에게 단순한 이웃을 넘어, 같은 길을 걷는 육아 동지이자, 힘든 날을 버티게 해주는 긍정의 거울이 되어 주었다.


벡스 가족을 떠올리면 늘 마음이 따뜻해진다. 현관의 노란 문처럼, 이 마을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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