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쨋든 나는 디자이너이기에 앱이 출시되면 만듦새를 보게된다. Threads의 첫인상은 글쎄.. 깔끔하고, 익숙한 사용성을 제공하긴 하지만, 덜 완성된 느낌이 강하긴 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
제품의 만듦새, 맵시는 중요하다. 그리고 디자이너에게 제품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많은 미션들 중 하나이다. 그러나 디자이너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미적이고 감도높은 무언가를 ‘뚝딱’하고 만들어내는 것 보다 피드백을 빠르게, 두려움없이 받으려는 태도아닐까 생각한다.
당연히 제품을 만들기 전 올바른 디자인 랭귀지를 구축하고, 높은 완성도를 내려고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뚝딱하고 만들어 낸 제품으로 모든 고객들이 만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용자 경험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자주 인용하는 케이스인데,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은 무너져 가는 재규어 사의 총괄 디자이너를 맡게 되었다. 미션은 재규어 차량만의 헤리티지를 살리면서, 새 시대의 face를 만드는 것. 그는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기보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모터쇼에서 피드백을 받으며 수년의 시간을 보냈다. 이안 칼럼은 이미 세계적인 디자이너였으나, 끝없는 담금질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갔고 성공적으로 재규어를 살려냈다. 디자이너가 생각하는 재규어의 디자인 랭귀지와 소비자들이 원하고, 이해하는 재규어 이미지의 간극을 맞춰간 것이다. 최고의 디자인은 한 순간에 나오지 않는다. 시행착오와 반복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래서 중요한 건 태도다.
레거시 제품이든, 디지털 프로덕트든 - 그들이 가진 지금 당장의 모양새와 감도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본질은 태도다. 받아들이고, 포용하고,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그런 태도들. 그리고 그런 태도를 기반으로 끊임없이 바꾸고자 하는 노력.
Threads와 같이 글로벌 단위의 앱을 출시하는 부담감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디자이너들 역시 무수히 많은 고민과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론칭까지 1년 정도 소요되었다고 하는데, 분명히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서비스 / 디자인은 더 발전할 것이고.. 그래서 지금 Threads가 가진 당장의 만듦새에 대해서 비판하기보다는 실행력과 태도를 더 배우고 싶다.
Threads와 메타, 인스타그램의 향후 전망과 성패는 감히 내가 절대 예측할 수 없다. 나에게는 버거운 주제고. 그저 쿨한 거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Threads를 간단하게 써보고, 떠오른 생각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