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이어진 폭우는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며
이로 인한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살고 있는 아파트에도
나무가 뽑혀서 누워있고
뿌리가 다 노출되고 흙탕물은 계속 흘러내렸다.
같은 비바람을 맞았어도
어떤 나무는 그대로 건재하고
어떤 나무는 뿌리가 뽑혔을까?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용비어천가의 문장이 떠오른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기에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가 성하도다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기에
흘러서 내가 되어 바다에 이르느니라
예기치 못한 폭우 속에서
천둥 번개치고 바람부는 무서운 밤에
뿌리를 깊이 내리면서 살아낸 나무와
늘 옆에 있었던 나무가
뿌리를 드러내며 쓰러질 때
붙잡아 주지 못한 안타까움을 함께 느끼게 된다.
뿌리 깊은 나무
나무는
깊게 넓게 뿌리를 내리면서
함께 연결되어 있다는데...
그 나무는
왜 쓰러졌을까?
아파트의 삶처럼
나무들도
파편화되었던 것일까?
여전히
질문이
많은 오늘을 보내고 있다.